앵커 : 북한 내 외국인 투자기업의 임금 수준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인상한 것은 국제관례를 무시한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통상임금은 개성공단 근로자들 임금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 황해도 지역의 광산 개발에 투자한 후 현재 100여 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한 중국 기업인은 “광산 근로자들의 한 달 평균임금은 미화로 60~70달러 수준”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외국인 기업들도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정도의 임금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진에 프레스 가공 공장을 운영하면서 주택의 지붕 자재를 생산하고 있다는 한 조선족 기업인은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한 달 노임은 중국 인민폐로 월 300위안 안팎”이라면서 “나진에 진출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에 지급하는 월 최저임금이 70달러를 넘고 잔업수당까지 합하면 월평균 140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 북한에 진출한 외국기업(중국기업)에서 지급하는 임금은 그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앞서의 소식통들은 “통상 임금 외에 하루 한 끼 식사비는 별도로 지급한다”면서 “이를 감안하더라도 북조선 노동자의 임금은 개성공단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저렴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따지고 보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툭하면 행사동원을 이유로 공장에 나오지 않고 있으며 전기 사정 등 제반 여건이 열악해서 실제 일하는 시간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비해 아주 적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일의 성격상 숙련공과 비 숙련공, 남성과 여성 근로자의 수요가 구분되기 마련인데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 북한 당국에서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인력에 대해 똑같은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북한 나선경제특구의 근로자 임금이 월평균 100달러 수준이라는 일부 외부 언론의 보도 내용과 실제 나선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의 증언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