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당국이 노동당창건 70돌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실로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몇 달째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도 파견근로자들을 관리하는 담당 간부들과 보위지도원에게는 월급이 지급되는 것 같다고 한 파견간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노동당 창건 70돌을 경축하기 위한 “충성의 외화벌이”운동을 강요하면서 외국에 파견된 근로자들에게 몇 달째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14일 중국현지에 근로자로 파견된 한 북한 주민은 “벌써 넉 달째 약속된 생활비(월급)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밀린 로임(월급)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없어 주변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 외화벌이 대표단으로 파견됐다는 이 주민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120여 명이나 된다며 그들은 북한을 떠날 때 자체로 준비한 약품이나 생필품, 화장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평안남도와 황해북도 등지의 공장 노동자였다 선발되어 파견된 18세~23세까지의 이곳 여성들은 애초 한 달에 1백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올해 초 중국에 오게 됐다며 하지만 5월에 중국인민폐 1백 위안을 받은 것이 지금까지 받은 로임(월급)의 전부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지난 8월에는 여성근로자 9명이 로임이 지급되지 않는데 항의해 일을 거부하고 현장 간부를 찾아가 약속이행과 집에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하자 담당보위지도원이 즉각 ‘심판총회’를 열었다고 현지에서 벌어졌던 상황을 그는 전했습니다.
보위지도원은 총회에서 “지금 공화국(북한)에서는 당 창건 70돌을 빛내이기 위해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여 가며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일하고 있다”며 “너희는 하루 세끼 기름진 이밥을 먹는 것을 다행인 줄 알라”고 소리쳤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담당보위원은 “너희들이 돌아가겠다면 곱게 집으로 갈 것 같으냐?”며 “조국에 헌신하기를 거부하는 자들은 노동단련을 거쳐 감옥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협박해 겁에 질린 여성노동자들이 곧바로 현장근로에 복귀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연변지역의 제조업체에 파견된 북한 외화벌이 기관의 한 중견급 간부는 15일 “당창건 70돌을 앞두고 노동자는커녕 우리도 몇 달째 돈 한 푼 만져보지 못했다”며 “단 책임자와 담당보위지도원에게는 달마다 로임(월급)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노동자들과 간부들 사이에 적대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