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식수난...‘물장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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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시내 수돗물 공급이 여러 달째 완전히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식수 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물을 날라다 파는 이른 바 '물장수'들도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전력난이 식수난으로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최근 평양시를 다녀왔다는 함경북도 주민은 "평양에 가있는 한 달 동안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걸 보지 못했다"며, "주택가에 파놓은 우물까지 말라버려 사람들은 물을 사서 겨우 살아가고 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주민은 "현재 평양시 고위층이 모여 사는 중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전기가 없어 수돗물 정화시설이 돌아가지 못하고, 수원지에 물을 끌어 올리지 못해 수돗물 대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 단지 앞에 파놓았던 우물도 다 말라버려 시민들은 "땅이 녹는 3월이 돼야 물이 고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지난 2000년대부터 평양시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아파트와 주택가에서는 우물을 파고 수돗물 대신 마셨지만, 올해는 지독한 가뭄 때문에 다 말라버렸다는 겁니다.

이렇게 평양에서 물난리가 나자, 이를 이용해 '물장수'들이 등장해 인근 강물을 퍼다 파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 방문차 동북지방에 나온 평양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대와 외화벌이 기관에 적을 둔 물장수들이 물을 싣고 다니면서 파는데 5톤에 미화 20달러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승강기가 다니지 않아 물을 올려갈 사람을 고용하는데, 보통 50리터를 10층까지 운반해주면 5천원(약 70센트)을 준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물의 수질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어서 주민들의 비난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대동강 구역에 산다는 이 주민은 "물탱크에서 지렁이가 섞여 나왔다거나 머리카락이 섞여 나왔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물장사들이 파는 물은 좀 맑기는 하지만, 정화가 안 된 물이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런 물은 목욕물이나 세제용으로 써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며 "돈이 없는 주민들은 대동강에 나가 얼음을 까고 물을 길어오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는 주민들이 검증이 안 된 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