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평양의 중심가에 중동 두바이의 고층빌딩을 모방한 현대식 고층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동강 건너편 주민들은 물이 없어 빗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창건 70주년을 목표로 평양시 중심가에는 대규모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양 주민은 "중구역 오탄동, 류성동 일대에는 30층, 50층짜리 아파트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면서 "당창건 70돌전까지 무조건 끝내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온 시민들이 총동원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주민 소식통은 "평양에 건설되는 아파트 공사에 필요한 노력동원과 지원물자를 내라는 독촉이 매일같이 날아오고 있다"면서 "개인부담이 상당히 많다"고 터놓았습니다.
이처럼 중심구역이 대대적인 변신을 꿈꾸는 동안, 대동강 건너편에 사는 주민들은 심각한 물 부족과 전기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선교구역과 동대원구역 주민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실내 물탱크로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집집마다 하수관에 호스를 꽂기 위해 구멍을 뚫는 바람이 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주민은 "이마저도 비가 올 때나 가능하고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펌프장지기 주인들에게 돈을 주고, 옥상에 물을 올려달라고 조르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동네마다 파놓은 우물도 마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말라버린 지 오래됐다며, 주민들은 목욕도 못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또한 비 중심구역 아파트에는 전기공급도 며칠째 되지 않아 태양배터리를 갖춘 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은 텔레비전도 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에너지난은 북한이 현재 짓고 있는 고층 아파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평안북도 지방 한 주민은 "고층아파트 시설에 상하수도 망과 전력공급이 제대로 될 지 걱정스럽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시를 위해 따로 건설한 희천발전소도 해마다 물량이 줄어들어 전기생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제2의 광복거리처럼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광복거리는 1990년대 초 북한이 제13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계기로 외국인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날림식으로 건설한 30~40층짜리 대형 아파트로 단지로, 승강기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막심한 곳으로 소문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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