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속적인 가뭄으로 북한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해 북한지역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양시를 중심으로 북한의 대부분 지방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대표적인 가뭄지역으로 평양시 일부지역을 비롯해 평안남도 서남부와 남포시 온천지구, 연탄군, 그리고 황주군 등 황해북도 서부와 동남부 지역을 꼽았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26일까지는 서해안 지방에 거의 비가 내리지 않겠고, 28일이 되어야 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평양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지면서 수력발전시설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두 달째 수도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독일의 구호단체인 세계빈곤구제의 볼프강 야먼 사무총장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계속되는 가뭄 때문에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북한 어린이들이 손에 물병이나 양동이를 들고 물을 길러 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은혜 씨는 가뭄이 아무리 심해도 북한 정부는 도와주는 법이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조은혜: 북한정부가 주민들을 위해 해주는 건 하나도 없구요. 다 자체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보통 큰 강을 찾아서 큰 통을 가지고 물을 떠 옵니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어린 학생들조차 물을 길러 나가느라 학교를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은혜: 학교에서 물이 필요할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시켜서 단체로 물을 길어오고, 개인적으로 집에 물이 없을 경우에는 학교보다는 살아야 하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물을 길러 다니는 것을 먼저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밭 경작지의 90%가 가뭄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국제사회가 식량지원을 하지 않으면 7-8월에 북한에 또다시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황해남도 재령군 부덕리와 청천리를 비롯해 20일에는 함경북도 연사군 신장리에서는 직경 25밀리미터에서 최대 40밀리미터짜리 우박이 쏟아져 가옥이 부서지고 옥수수와 밀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이상기후까지 겹치자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