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말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 모금이 전면 중단됐다면서 대북 지원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의 대북지원 활동이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핵실험 위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5일 북한을 돕겠다는 국제사회 기부가 몇 달째 얼어붙은 상태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나나 스카우 : 북한이 위성 로켓을 발사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모금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핵실험을 비롯한) 긴장 상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의 로켓 발사 전에 이미 약속했던 러시아의 300만 달러가 유일한 국가 단위의 기부라면서, 유엔의 추가 지원금도 아직 전달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금 부진으로 북한에 있는 유엔 식량구호기구의 지원 활동도 위축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지난 1월 대북지원은 당초 계획의 3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원대상인 어린이 170만 명과 임산부 약 38만 명, 그리고 가난한 가정의 45만 명 등 총 250여만 명 중 유엔 식량구호기구의 지원을 받은 주민은 약 74만 명에 그쳤습니다.
160만 명에 식량을 전달했던 지난해 12월의 절반 수준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밀가루와 식용유가 부족해서 북한에 있는 세계식량계획의 식품가공공장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를 지원하는 사업에 미화 약 1억 5천30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목표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만 확보한 상태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지난달 말 유엔의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이 중앙긴급구호기금 700만 달러를 세계식량계획의 대북지원으로 승인했지만 이 돈으로 식량을 확보해 주민에게 전달되기까지 3~4개월 정도 걸린다면서 3월 말까지는 자금부족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