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함에 따라 오는 7월에 유엔의 대북지원 식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 북한담당 대변인은 현재 보유한 식량만으로는 앞으로 두 세 달 동안 제한된 규모의 지원 활동만 유지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오는 7월 말이 되면 보유한 식량이 바닥날 것이라고 스카우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달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143만여 명에 약 4천 톤의 식량을 제공했습니다.
3월까지 지원을 받았던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지역의 초등학생 20만 5천 명이 지난달엔 대상에서 제외됐고, 급식 횟수도 한 달에 30번에서 20번으로 줄었다고 스카우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을 돕는 국제사회의 모금이 부진하다면서 지원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서 운영하는 식품공장의 혼합가공식품(Super Cereal) 생산도 크게 줄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 설탕을 비롯한 부재료가 부족해 혼합가공식품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혼합식품 대신 옥수수와 콩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에는 옥수수와 콩도 바닥나서 지원품목에서 제외됩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식품공장에서 확보한 곡물이 소진되고 있지만 추가로 곡물을 들여갈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나나 스카우 WFP 북한 담당 대변인: 세계식량계획이 가지고 있는 식량이 곧 소진될 지경입니다. 올해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 동안 굶주리는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미화 약 2천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국제사회의 모금이 얼어붙은 상태여서 걱정입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 홍수로 인한 기근 사태 이후 부족한 식량 조달을 상당 부분 외부지원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데다가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그리고 남북 갈등 등의 영향으로 최근 외부로부터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줄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이번 곡물 회계년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51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추산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 부족한 식량분을 외부에서 수입하기 어렵고,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북한의 식량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