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북 식량 상황 대기근 수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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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사무소를 두고 북한 주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평양 사무소장이 18일 미국 뉴욕에서 사업 보고와 북한 식량 사정을 발표했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클라우디아 본 롤 평양사무소장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나쁘긴 하지만 1990년대의 대기근과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롤 소장은 18일 뉴욕에서 세계식량계획 사업 보고 행사를 가진 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최근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 규모가 90년대 말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은 그만큼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고 전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소장: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서 활동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1990년대, 특히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대북 지원 사업의 규모가 꽤 컸습니다. 그만큼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반면 현재는 필요량도 적고 그에 따라 지원 규모도 작은 편입니다. 세계아동기금(UNICEF) 이 발표한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 통계 자료를 봐도 이같은 변화 양상을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롤 소장은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영양강화식품으로 알려진 혼합물(Blend)로, 지원받는 북한 주민의 입맛에 맞지 않아 맛을 바꾸는 작업이 몇 차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식량 지원은 어린이와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지원이 절실한 지역은 산이 많아 농사가 힘든 함경남·북도와 강원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식량 분배 감시 체계에 대해서도 롤 소장은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상주해 있는 다른 국제기구들과 달리 북한 전역을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식량 전달 상황을 일일이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소장: 세계식량계획은 2천 건 이상의 개별 방문을 합니다. 주로 개인집이나 학교, 병원 등이지요. 북한 전역을 한 달에 최소 2만km 이상 이동하는 셈이지요. 직접 방문을 통해 지원되는 식량이 유치원이나 학교, 임산부 등에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합니다. 한 마디로 세계식량계획의 분배 감시 체계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바로 북한 곳곳으로의 접근이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세계식량계획은 평양을 포함해 원산,청진, 함흥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13개 도시에서 식품가공공장을 운영해 분배 대상 주민에게 지원할 식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롤 소장은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 직원들이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북한 내 다른 국제기구가 갖지 못한 특권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롤 소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식량 사정이 크게 개선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길)희망한다”고 답할 뿐 말을 아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