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UN작황조사, 북 거부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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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산하 구호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조사단을 북한에 보내서 올해 작황을 조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의 방북 작황조사가 무산된 것은 2009년 이후 4년 만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아시아사무소 실게 버 대변인은 곡물 수확기에 북한에서 진행하던 연례 작황 조사를 취소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유엔의 공동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하려 했지만, 북한 당국이 국제기구의 현장 조사를 거부한다고 밝혀서 조사 계획이 무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의 산드라 페라리 대변인은 2014년 북한에서 진행할 ‘작황과 식량상황 조사 (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 Mission)’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했던 1995년부터 매년 한 차례 북한에 공동조사단을 보내 작황과 식량공급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작황 조사는 2005년부터 3년간 중단돼다 2008년부터 재개된 후 다시 2009년 북한의 조사요청이 없어 무산됐지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진행됐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소 GSnJ 인스티튜트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은 북한의 조사 거부는 부진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권태진 연구원 : 최근 국제기구들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거나 부진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에 조사를 취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작황조사에 협력해도)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늘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실게 버 대변인은 작황 조사를 못하게 됐지만, 북한의 식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 당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 대변인은 북한에 있는 세계식량계획 국제요원들의 식량지원과 관련한 분배 감시를 강화해서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분배 감시 강화와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 주민 사이의 식량 거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북한 당국에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