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곡물 증가, 영양 부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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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은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3년째 5% 이상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주민의 전반적인 영양 상태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 부족은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영양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국제 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2일 북한 주민 84%가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단백질 등 필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나 스카우 대변인 : 북한의 곡물 생산 전망치와 소비 전망치의 차이를 말하는 식량 부족 규모는 4만 톤 정도로 줄었지만 건강한 성장을 위한 영양분을 섭취하기는 어려운 식량 상황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의 식량 부족 규모가 2008년 180만 톤에서 2014년 34만 톤으로 6년 만에 150만 톤 가까이 줄었지만 북한 주민의 하루 식사량은 국제 권장량의 6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영양지원이 여전히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의 하루 평균 영양 섭취량 1,250kal는 국제 권장량인 2,100kal의 3분의 2수준일 뿐만 아니라 콩이나 육류 섭취가 부족해서 단백질 등의 필수 영양분을 섭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스카우 대변인은 우려했습니다.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만성영양장애(Stunting)을 앓고 있는 북한 유아의 비율이 28%로 개선 속도가 느린 것도 성장을 위한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약 240만 명에 영양지원을 위한 혼합식품을 북한에서 생산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이 지난주 공개한 ‘2013 북한 작황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2013년 가을부터 내년 봄까지의 곡물 생산량은 도정한 쌀 약 190만 톤, 옥수수 225만 톤, 감자 50만 톤 등 약 503만 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5% 증가할 전망입니다.

유엔은 내년 여름까지 북한에서 소비될 곡물을 약 537만 톤으로 추정하면서 북한 당국이 수입할 30만 톤을 제외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곡물 규모는 약 4만 톤이라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충당할 것으로 제안했습니다.

유엔의 2013년 북한 작황 보고서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의 전문가들이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1일까지 북한의 9개도 27개 시.군을 방문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