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대북지원 식량 9월 바닥"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함에 따라 9월에는 유엔의 대북지원 식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세계식량계획(WFP)이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 북한담당 대변인은 현재 보유한 식량으로 앞으로 두달 동안 제한된 규모의 대북식량지원 활동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9월이 되면 보유한 식량이 모두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자우편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1일부터 북한에서 새롭게 시작한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인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지원(Protracted Relief and Recovery Operations-Nutrition Support for Women and Children)'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원조국들의 기부가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7월 1일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 동안 북한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지원' 사업은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 약 250만 명에게 식량을 집중적으로 제공해 이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이 사업을 위해 약 9천 600만 달러 상당의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을 위해 브라질과 노르웨이가 각각 20만 달러와 76만 4천 달러를 기부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전체 필요한 예산 가운데 약 1%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9월까지 새로운 기부 국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자금 부족으로 지원 사업을 축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 홍수로 인한 기근 사태 이후 부족한 식량 조달을 상당 부분 외부지원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데다가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그리고 남북 갈등 등의 영향으로 최근 외부로부터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줄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유엔 산하 인도지원조정국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규모는 약 1천170만 달러로 예년에 비해 급감했으며, 이 가운데 유엔의 긴급중앙구호기금(CERF)을 제외한 국제사회의 순수한 대북 지원은 약 37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이번 곡물 회계년도인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약 11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 부족한 식량분을 외부에서 수입하기 어렵고,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북한의 식량난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