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대북 식량지원은 뒷전

0:00 / 0:00

MC:

북한의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은 아이티 지진 피해 복구에 전념하느라 적극적인 대북 식량지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 식량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국제단체 세계식량계획의 그레그 배로우(Greg Barrow) 공보담당관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레나 사벨리 북한 담당관이 지난 1월 12일 발생한 아이티 지진 피해복구에 파견되어 최근 돌아와 아직 본격적인 대북활동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해 11월 말 단행된 북한 화폐개혁 실패의 후유증으로 심화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에도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로우 공보관: 북한 담당관도 아사자 현황을 포함한 현재의 식량 부족 실태에 대해 알지 못할 겁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1월 세계식량계획에 대해 올 상반기에 약 400만 달러의 대북 긴급 식량지원금을 배정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식량계획은 올해 초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느라 북한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하다는 소식에도 적절한 대북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북 소식지 ‘좋은 벗들’의 법륜 발행인은 지난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화폐개혁 이후의 북한 상황’에 대한 강연회에서 “1990년대 대기근 때에도 아사자가 없었던 신의주에서 조차 아사자가 발생했고, 청진 등 다른 지역에서는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사자 발생 소식에 대해 "북한의 경제와 식량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사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중무역의 통로인 신의주에서 아사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굶어 죽는 사람이 숱하게 나오는 정도는 아니고 영양상태가 안좋아 병들어 죽는 사람이 생기고 있지만, 춘궁기에 접어들면서 식량 부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국무부도 지난 달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우려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얼마나 시급한 지 파악하고 필요한 주민에게 직접 전달되는 지 확인할 수 있어야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