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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해 식량 사정을 살펴본 유엔 공동조사단이 11일 조사를 마쳤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식량 지원을 논의할 수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 기존의 지원 사업도 축소할 형편이라고 토로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식량지원 사업을 진행 중인 세계식량계획은 자금 부족과 세계 곡물가 급등으로 4월의 대북식량지원 규모를 대폭 축소할 위기라고 우려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확보한 곡물이 3월까지 지원하면 바닥난다면서 4월 이후의 지원은 계획 조차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대북지원을 위해 국제사회가 기부한 자금이 부족하고 국제 곡물가의 상승으로 북한에 들여갈 곡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북한 내 취약계층 250여만 명을 대상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지원(Protracted Relief and Recovery Operations-Nutrition Support for Women and Children)’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지원 대상의 세 명 중 한 명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이달까지 약 150만 명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 계층에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함유된 혼합식량(blended foods) 2천여 톤(MT)을 제공했지만, 4월부터 지원할 곡물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 주민의 심각한 영양실조를 해결하기 위해 콩이 든 식량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자금 부족으로 지원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한 번도 배급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유엔의 구호기관들이 공동으로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 동안 북한의 식량 상황을 조사해 이달 말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북한을 지원할 국제사회의 모금 활동이 부진하면 세계식량계획이 추가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지난달 21일 북한에 도착해 45개 시와 군의 식량 수급 상황을 조사한 전문요원 10명이 조사를 끝내고 태국 방콕으로 향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공동조사단이 북한의 식량 상황과 관련해 외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하면 미국과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