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대북지원 '장기구호 사업'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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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세계식량계획이 내달부터 기존에 북한에서 진행하던 긴급구호 사업을 장기구호사업으로 전환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새로운 장기구호사업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취약계층 250만 명을 대상으로 약 16만톤의 식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7일부터 11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계획 정기 이사회(Executive Board)는 앞으로 2년 동안 북한에서 새롭게 진행할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지원(Protracted Relief and Recovery Operations-Nutrition Support for Women and Children)’ 계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 계획은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 약 250만 명을 대상으로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약 16만톤의 식량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이를 위한 예산으로 총 9천 600만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 북한 담당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 당국과 협의한 결과, 2008년 북한의 홍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시작했던 ‘긴급지원 사업’을 이달 말로 종료하는 대신 ‘장기 구호.복구 사업’으로 전환해 어린이와 여성 등 취약계층의 영양상태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자우편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장기 구호.복구 사업’에 따라 지원하는 식량은 주로 영양과자와 시리얼, 식용기름 등 영양강화 식품이 될 것이며 국제요원들의 분배감시 활동이 가능한 북한내 7개 도 60개 군에 위치한 고아원과 학교, 그리고 병원 등 약 1만 6천 600 여개의 기관을 통해 해당 수혜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이어 북한 내부의 열악한 식량 사정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영양결핍을 겪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특정계층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수혜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들은 영양이 부족하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질병에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으며, 이 경우 정신적 신체적 장애는 물론, 사망에 이르는 위험도 크다는 설명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기 이사회에 제출한 이번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영양지원’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5살 미만의 영유아 3명 가운데 1명이 발육부진이며, 19%가 저체중입니다. 그리고 급성영양실조로 고통받는 5살 미만의 영유아는 5%에 이릅니다. 또 임산부와 수유모 4 명 가운데 1 명은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치는 세계식량기구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으로 과거에 비하면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북한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아동과 여성의 영양실조률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이번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을 통해 아동과 여성 등 취약계층의 식량안보를 강화할 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이 다음달부터 북한에서 시작할 새로운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은 기존의 ‘긴급지원사업’보다 대폭 축소된 규모입니다. 기존의 ‘긴급지원사업’은2008년 8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당초 약 5억 400만 달러를 들여 북한 주민 620만 명에게 식량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식량계획은 미국과 한국 등의 지원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가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서방국가들의 신규 원조마저 감소함에 따라 지원사업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왔습니다.

그 결과 세계식량계획은 당초 지난해 11월 종료하려 했던 사업을 이달 말까지 7개월 더 연장한 상황에서, 이달 초 기준으로 목표액의 약 18%밖에 지원금을 모금하지 못했으며 지원 대상이었던 620만 명 가운데 약 150만 명에게만 식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 대변인은 대북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기부국으로부터 필요한 예산을 모금하는 일이라며, 모든 계획은 자금 확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세계식량계획이 대북지원사업을 위해 현재 보유하고 식량으로는 당장 다음달 시작하는 ‘장기적인 구호.복구 사업’을 2달 동안만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분량이라며, 앞으로 추가 기부국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9월 이후에는 보유 식량이 모두 바닥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