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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계획의 조셋 시런 사무총장은 북한을 방문한 사흘 동안 북한 당국과 식량 분배와 관련한 다양한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원의 배치와 분배감시 체계의 강화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식량구호기구인 세계식량계획 조지 바로우 수석 대변인은 5일 시런 사무총장의 방북과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의 요청을 북한이 받아들여 성사됐으며 식량 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안건을 논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시런 사무총장은 북한을 포함해 한국, 중국, 일본의 아시아 4개국을 거쳐 현재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로우 수석 대변인은 세계식량기구가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에 공급하는 영양 지원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런 사무총장을 포함한 세계식량기구 대표단이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바로우 대변인은 시런 사무총장이 모금액 부족으로 계획된 지원 규모의 20%에 해당하는 식량만 제공되고 있음을 우려했다면서 북한 고위관리와 만나 원활한 식량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안건을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바로우 대변인은 모니터링, 즉 분배 감시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지만, 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현안을 북한 당국과 논의했고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대화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식량지원과 관련한 분배감시 체계는 모두 9단계로 시행됩니다.
세계식량계획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지난해 분배감시 체계를 강화했다면서 항만에서 보관 창고까지 이동 과정을 추가로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북한 당국과 합의한 첫 단계 분배 계획(First Distribution Plan)은 항만에서 보관 창고까지의 1단계 감시와 세계식량계획이 운영하는 식품제조공장까지의 2단계 감시를 포함합니다.
3단계 감시체계는 세계식량계획이 북한과 맺은 두 번째 분배 계획(Second Distribution Plan)으로 식품을 북한 주민에 잘 전달되는지를 감시하는 과정입니다.
4단계는 ‘물품 이송 과정과 분석 체계(COMPAS)’를 이용해 식량배달과 분배 이후의 손실분을 확인합니다.
5단계는 창고의 물품이 배송될 때까지 이송 날짜, 책임자, 최종 목적지를 담은 관리서류로 감시하는 절차입니다.
그리고 고아원을 비롯한 시설에 식량지원이 잘 되는지를 감시하는 6단계와 전국 단위의 분배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세계식량계획에 보고하는 7단계를 거쳐 세계식량기구의 국제 요원이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8단계 그리고 계절별로 진행하는 식량안보와 영양 평가 절차가 마지막 9단계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일 년에 평균 280여 회 국제감시요원을 지방의 식량분배 시설기관에 보내 분배 상황을 감시한다고 스카우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1990년대 말 평양의 세계식량계획 사무실에 근무했던 에릭 와인가트너 전 세계식량계획 평양주재원은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서 운영 중인 분배 감시와 관련해 곡물과 식량의 이동 과정을 감시하는 체계가 강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와인가트너 전 평양주재원은 정확한 감시 체계를 위해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요원이 감시단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릭 와인가트너: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요원이 전체 감시요원의 4분의 1 정도는 돼야 합니다. 통역을 통하지 않고 세계식량기구 요원이 직접 분배 상황을 확인하면 지원국가나 단체의 분배감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집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은 시런 사무총장과 북한 당국이 한국어를 구사하는 요원을 감시단에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했는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