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작황 결과에 따라 대북 지원 논의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농작물 작황 결과에 따라 현 지원 사업의 연장과 지원 규모 여부를 북한 당국과 결정할 예정입니다. 또 최근 북한 관리들의 극비 미국 방문을 성사시킨 미국 구호단체의 관계자들이 지원 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방북 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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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소식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의 대북식량창구인 세계식량계획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수기가 지나고 북한의 식량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대로 오는 11월 말에 완료되는 지원 사업에 관해 북한 정부와 양자 협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2일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에서 북한을 담당하는 레나 사벨리 대변인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화학 비료의 태부족으로 올해 가을 작황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은 가능하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레나 사벨리: (The next operation will depend on the food needs in the country and those will be only clear to us following the outcome of the harvest in October and November. Once we know that...) 저희 신규 사업 여부는 북한의 식량 필요에 달렸습니다. 이는 오는 10월과 11월에 있을 추수가 끝나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일단 작황 현황을 입수하면, 신규 사업에서 지원 대상자와 지원량을 북한 정부와 논의해 결정하게 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세계식량계획의 긴급 지원사업은 오는 11월까지 미화 5억 400만 달러를 들여 북한 주민 620만 명을 대상으로 식량을 배포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급감하고 북한이 지난 5월 두 번째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신규 원조마저 대폭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 결과, 세계식량계획은 지원 대상 620만 명 가운데 180만 명에게만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식량 지원량도 기존의 15%로 줄였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남한의 농업 전문가들이 북한 논밭의 작물들이 비료 부족으로 초록빛 대신 노란빛을 띠는 곳을 많이 목격해 가을 작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현재 북한 정부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동물 퇴비를 포함한 유기질 비료를 확보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레나 사벨리: (We'll find out more in a couple of weeks. But already now the food situation remains difficult...) 수 주일 내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북한의 식량 부족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와 임산부 등을 포함한 취약계층이 영양실조에 걸려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식량계획이 북한 내 지원사업을 연장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세계식량계획이 최대의 대북 식량공여국인 미국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할지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현재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위해서는 식량의 배분 방식과 관련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여러 규정이 있다면서, 북한이 이런 규정에 부응하기 전에는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관계자 4명의 극비 미국 방문을 성사시킨 월드비전의 빅터 슈 북한담당국장이 이끄는 방문단이 1일 평양으로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슈 국장은 이번 방북의 목적과 관련해 최근 북한에 도착한 국수와 콩 등 지원물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하고 북한 당국과 식수시설을 개선하는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설명했습니다.

앞서 월드비전은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조 · 미 민간교류협회’에 소속한 북한 관계자 4명을 초청해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월드비전의 글로벌센터와 또 다른 구호단체인 ‘오퍼레이션 USA’의 의약품 창고를 보여주고 사업 계획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민간 교류 차원의 이번 방문에서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