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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구호기구가 북한 주민에 제공하는 식품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생산, 분배될까요? 자유아시아방송이 최근 입수한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구호 식품을 김진국 기자가 소개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4월부터 북한 주민 350만 명에 식량을 제공한다고 발표하면서 나이와 영양 상태를 고려해 5가지 종류의 식품을 북한에서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아와 어린이의 성장을 돕고 임산부의 영양 부족을 예방하는 식품을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나이에 따라 6개월 미만의 유아는 쌀과 우유 혼합식품을 받고 17살는 영양강화과자를 주로 학교에서 받습니다.
임산부는 곡물과 우유의 혼합 식품과 옥수수와 콩 우유와 섞은 식품을 각각 받고 그 외 노약자들은 비타민을 강화한 옥수수 가공식품을 받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확보한 식품은 영양강화과자와 유아를 위한 쌀-우유 혼합식(Rice Milk Blend/사진), 그리고 임산부를 위한 옥수수-콩 우유 혼합식(Corn Soya Blend)입니다.
쌀과 우유를 섞은 가루식품과 옥수수와 콩 우유를 혼합한 식품은 25킬로그램 단위로 포장되어 북한 당국에 전달되고 공공분배체계로 유아나 임산부에 하루 약 200에서 350그램씩 분배됩니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쌀-우유 혼합식은 입자가 굵고 색깔이 밝지만 임산부에 제공되는 옥수수-두유 혼합식은 쌀-우유 혼합식보다 가루가 곱고 색이 더 노랗습니다.
북한에서 분배 감시활동에 참여했던 전직 세계식량계획 요원은 옥수수-두유 혼합식으로 전을 부쳐 먹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봤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식량계획은 식품재료인 곡물이 부족해서 올해 들어 영양과자를 제외한 나머지 식품들의 생산과 지원은 거의 중단됐다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임산부와 노약자에도 영양과자만 지급하는 형편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을 상징하는 WFP가 선명하게 찍힌 영양강화과자는 가로와 세로 각각 5센티미터의 정사각형 크기로 옥수수와 밀가루가 주재료입니다.
영양강화과자는 량강도의 혜산시를 비롯해 청진, 함흥, 해주, 원산, 신의주 등 6개 도시의 식품가공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학교와 탁아소 등 어린이 시설에서 어린이 한 명당 하루 두 개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합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의 자유아시아방송을 방문한 탈북자 김영순 씨는 유엔의 영양과자가 평양에 있는 유치원에서 분배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순: “평양의 하나유치원에서 아이들 간식으로 나누어 주는 것을 봤지만 대부분이 중간에 사라집니다. 탁아 선생, 유치원 선생들이 거의 절반 이상 다 떼먹고 아이들에게 누가 와서 검열하면 ‘먹었다’라고 대답하라고 가르칠 정도입니다.”
2005년 12월 북한을 탈출해서 미국에 정착한 김철남(가명, 41세) 씨도 비슷한 기억을 한다며 북한의 실상을 유엔 세계식량계획 대표에 전해 달라며 편지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에 두고 온 일곱 살 아들이 유엔의 원조 물자가 지원되는 신의주의 한 유치원을 다녔지만 유엔 물자가 실제로 아이들에 지급되는 일은 드물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쌀과 어린이용 과자, 식용유, 덴마크 치즈, 분말 우유 등이 유치원에 지급됐지만 유치원 경리와 원장이 유엔 물자를 창고에 보관하며 물자 대부분을 간부에 뇌물을 주거나 장마당에 내다 팔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수혜기관에 며칠씩 머물며 어린이와 임산부가 지원 음식을 먹는 단계까지 확인하고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분배감시 강화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