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봄철 식량난 악화로 곡물값 급등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되고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중단된 가운데, 봄철 들어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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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춘궁기라고 부르는 5월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장마당에서 쌀과 옥수수 가격이 폭등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에 밝은 재중동포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지금 쌀이 2,100~2,300원까지 오르고, 강냉이 쌀이 1,050원~1,000원 하고 통 강냉이는 900원으로 올랐습니다. 며칠 사이에 몇백 원이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식량이 그만큼 없다는 소리입니다.”

북부 지방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으로 소문난 청진시 수남시장에서는 지난 4월 중순 1kg에 1,700~1,800원씩 거래되던 쌀 가격이 지금은 2,100원으로 400원 가량 올랐다고 이 재중동포는 말했습니다.

보름 전에 1kg에 600원씩 하던 통 강냉이는 현재 900원에 팔리고 있고, 콩과 밀가루 가격도 거의 동시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쌀이 2,100~2,300원까지 오르고, 강냉이 쌀이 1,050원~1,000원 하고 통 강냉이는 900원으로 올랐습니다. 며칠 사이에 몇백 원이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식량이 그만큼 없다는 소리입니다. <br/>

일반 주민이 주식으로 먹는 옥수수와 밀가루 가격이 상승해 그만큼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 동포는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의 식량 배급도 거의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주민의 배급은 고(故) 김일성 주석 생일에 쌀 2kg씩 받은 이후로 중단되었으며,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인 보위부와 보안서 직원들도 본인 외에 가족의 식량 배급 역시 중단됐습니다.

식량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먹는 문제를 장마당에 의존하는 실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북한 당국이 공산품 장사를 통제하면서 시장을 축소하고 있지만, 식량 거래만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함경북도 회령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하는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봄철에 접어들면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북 관계가 장기간 악화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거절했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고 한국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중국이나 국제사회가 주는 곡물을 받은 양이 많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추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북한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아마 미국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도 북한에 식량을 충분하게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요.”

특히 북한이 개성공단에 파견되었던 현대아산 직원을 장기간 억류하고 있고, 개성공단의 운영과 관리를 개선하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나온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없는 한 남한의 쌀 지원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권 박사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