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민대학습당 외국어 교육 유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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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배움의 최고전당이라고 불리는 인민대학습당이 외국어 단기강습반을 열고 유료화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료교육 체계인 북한에서 유료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해석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중심가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 이곳에서 근로자를 위한 유료 외국어 강좌를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인민대학습당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가르치는 단기 외국어강좌가 생겼는데, 수강료가 (미화)50달러이고, 이 강좌의 한 개 과정 안은 6개월"이라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이 외국어 강좌에 등록하면 미국식 영어로 된 녹음 CD와 교재 등을 제공 받는다"면서 "실용영어를 배울 수 있어 수강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어 강좌에서 일부 과목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또 회화 위주의 실전 영어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무역계통의 사람들도 많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또 일부 특권층 자녀들도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다지기 위해 이곳에 들른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최근 외국에 나가려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평양을 중심으로 외국어 열의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고위층들은 '앞으로 먹고 살자면 2개 이상 외국어를 알아야 한다'며 자녀들에게 외국어를 공부하도록 요구성을 높이고 있고, 김정은 체제 들어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대외개방 움직임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무료교육을 체제 우월성으로 주장하는 북한에서 유료교육을 공공연히 등장시킨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체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민대학습당도 자체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유료강좌를 조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 내각은 기관 기업소마다 자체 수익구조를 만들고 기업소 자체 경영활동을 벌여 국가의 부담을 줄이는 독립채산제를 실시하라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등중학교와 대학 등 고등교육은 무료화를 실시하되, 좀 더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유료화를 실시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편, 인민대학습당이 유료 강좌를 개설한 것은 돈을 받고 교육시키는 자본주의 학원 운영체계를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되어, 앞으로 이와 유사한 교육체계가 북한에서 점차 고개를 들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한 평양출신 탈북자는 "과거 특권층 자녀들이 개별적으로 영어과외 교육을 받는데 한 달에 미화 20달러씩 썼는데, 지금은 국가기관이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교육시킨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