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권한 ‘군부가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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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얻은 북한 군부가 외화벌이 권한을 획득하고 달러벌이에 나서면서 민간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교역이 장기적으로 중단되면서 군부 무역회사들의 나갈 곳은 오직 중국뿐.

중국 심양의 한 대북 소식통은 “강성무역총회사를 비롯한 인민군 산하 무역기관들이 석탄과 광석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나온 군부 무역일꾼들은 민간인처럼 행세하지만, 사실은 모두 군인들”이라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저들끼리는 ‘상좌(중령과 대령사이 계급)동지, 대좌 동지라고 군사칭호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북한 무역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부 외화벌이는 크게 총참모부, 총정치국, 정찰총국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가운데 북한군 정찰총국이 새롭게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김영철 상장이 김정일로부터 ‘정찰총국이 당자금도 벌고, 전투력 강화를 위해 자체 외화벌이를 하겠다’고 제의서를 올려 비준 받아 무역사업권을 따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핵심인물로, 이미 미국의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있습니다.

김 총국장은 또 김정은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어 군부에서도 잘 나가는 핵심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정찰총국은 중국 단동과 심양 등지에 출장소를 차려놓고, 사실상 무역독점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일부 좌급(영관급) 군관으로 알려진 3~4명의 북한 군부 무역관계자들은 “몽골에서 금광을 채굴하려고 하는데, 자금과 기술을 대달라”며 일본 측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철해 북한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도 자체 무역회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철해 대장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김 위원장 현지시찰에 500 여 차례나 동행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현철해는 2007년 경에 김정일의 특별 허가를 받아 자기가 사장으로 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만경대구역에 소재한 이 무역회사는 직원 30명 규모로, 현철해 대장이 회사 명예사장으로 돼있고, 주로 해산물과 금광 분말 등을 팔아 굉장히 부흥하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 북한 군부 무역회사들은 김정일의 허가를 받은 ‘방침’을 가지고 석탄, 광석 등 북한 내 외화 원천을 싹쓸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개천탄광, 덕천 탄광에 파견된 무역 원천동원 지도원들은 석탄이 나오는 족족 중국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측도 이 탄광들에서 생산되는 무연탄을 요구하고 있어, 군부 무역지도원들은 지난 겨울부터 탄광 간부들을 호되게 몰아세웠다는 후문입니다.

소식통은 “군부 외화벌이 회사들이 얼마나 싹쓸이 해갔는지 일반 지방산업 공장에서는 석탄을 받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탄광 주민들조차 밤에 리어카(수레)로 탄을 몰래 훔쳐다 쓰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올해 1/4분기 북한의 석탄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5배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