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은 오는 10일 조선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군사행진과 명절공급 준비 등으로 분주합니다. 당 창건 기념일이 차기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치적 쌓기와 지도력 선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북한 주민은 각종 동원과 세 부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초 북한에서 돌아온 미국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는 북한에 체류했던 지난 9월 내내 곳곳에서 대규모 군사 행진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을 중심으로 거리 등에서 오는 10일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대규모의 군사 훈련과 군중대회 연습이 하루 종일 진행되고 있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Walter Keats
: 네, 정말 엄청난 규모의 행진 연습이 곳곳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었고, 김일성 광장에 모인 북한 주민도 계속 당 창건 기념일에 관한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지난 9월 초에 북한을 방문했던 오스트리아의 알렉산드라 메란 씨도 이전부터 평양 곳곳에서 많은 군사 훈련과 행진 연습이 있었고 평양 전체가 마치 군대화된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가 끝난 뒤 맞이하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는 대규모 군사 행진과 군중대회 등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수개월 전부터 수많은 군사 장비와 병력을 동원해 사상 최대의 군사 행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8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셋째 아들 김정은도 당 창건일 기념행사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와 함께 북한 노동당의 지도부는 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주민에게 기념상품을 공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 차원에서 공급하는 것 없이 스스로 마련하도록 해 북한 주민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함경북도의 대북 소식통은 지방 간부들이 술과 음식, 각종 생활용품 등을 공급하기에 앞서 북한 주민에게 세 부담 형식으로 철이나 동, 파지, 빈병 등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술을 공급하는 것도 각자 술병을 가져와야 하며 세를 거둬들이기 위해 인민반장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부담을 강요하고 있어 주민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연구원은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정통성과 지도력을 북한 주민에게 선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광진 연구원
: 그렇죠. 주민에게 명절 공급도 하고 강조한다는데, 청년 대장께서 배려하셔서 주는 것이다. 사실은 (북한 주민은) 자기 주머니에서 꺼낸 것을 자기가 가져가는 건데, (북한 지도부에서는) 김정은 청년 대장의 사랑이 담긴 선물이라고 하며 줄 겁니다. 수십 년 동안 해오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제 분명히 모든 감언이설을 다 이용해서 우상화하고 포장하려고 할 텐데 이런 것들이 다 거짓인거죠.
김 연구원은 당 창건 기념일은 물론 앞으로 당 정책으로 내밀고 있는 것은 모두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할 것이라며 새로운 후계체제에서도 이같은 모습은 변함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대규모 '축포야회'를 소개하면서 또 다른 김정은의 업적으로 홍보하는 컴퓨터제어기술, 'CNC' 축포가 확립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