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들의 특별한 신입생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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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3월 2일은 대부분의 학교들이 입학식을 갖는 날입니다. 입학식을 앞둔 요즘, 남한의 대학교에는 신입생들을 맞는 선배들의 뜨거운 사랑이 가득합니다. 탈북자 대학생들 또한 입학을 앞둔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준비했는데요.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현장에 가보았습니다.

[현장음] “새내기 여러분 서강대학교에 들어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난 24일 서울 신촌에 자리한 서강대학교의 한 강의실.

학생들이 분주히 강의실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들끼리 반가운 인사를 나누느라 부산합니다.

올해 3월 2일에 입학하는 신입생 탈북 대학생들을 위해 선배 탈북 대학생들이 입학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날의 교육 행사는 서강대학교 탈북 대학생들의 모임인 ‘우리하나’가 준비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광명(가명), 우리하나 회장] 박광명: 우리가 북한에서도 같이 생활했으니까 어느 정도 유대감이 있잖아요. 우리 하나 동아리는 선배가 후배를 챙겨서 대학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서로가 돌봐주려고 하는 친목 동아리입니다. 또한 우리 하나 동아리는 우리가 받은 것들을 남들에게 나눌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이들은 먼저 각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내 웃음꽃이 활짝 핍니다.

신입생들은 자기소개를 하면서 선배들한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했고,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밥을 자주 사겠다는 말로 덕담을 대신했습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자기소개가 끝나고 선배들은 신입생들의 수강 신청을 도와줍니다.

학교에서 받은 수강신청서와 책자를 보면서 종이에 한 학기 동안 수업할 시간표를 짜내려 갑니다.

중국문화과 4학년에 올라가는 선배 김은주 양입니다.

김은주: 학점관리도 학생의 의무잖아요. 그렇다고 공부에만 매달리지 말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많거든요. 그런데 공부 때문에 활동을 안 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공부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도 즐기고 철저한 시간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신입생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묻어납니다.

추운 날씨 속 선배들의 따스한 환영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인터뷰: 기칠성 (가명), 신입생] 기칠성: 서강대학교에 오게 돼서 너무 좋습니다. 제 목표를 이루었고 저의 꿈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거라서 경영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것은 공부인 것 같습니다. 학점을 잘 관리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중에 제가 서비스 업종에서 창업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선후배들이 함께 교정을 둘러보는 것으로 이날의 행사는 마무리됐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입생들에게는 진정한 대학생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인터뷰: 방샛별 (가명), 신입생] 방샛별: 멋있게 말하면 외교관이나 유엔에서 일하고 싶지만, 그것은 가장 큰 목표고 1차적인 목표는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통일된 미래를 이끌어가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힌 서강대학교 탈북 대학생들.

이들의 소망대로 저마다 꿈을 키워 미래 통일을 이끌어갈 당당한 성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