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난 북, 한중 FTA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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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FTA, 즉 한중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미FTA를 ‘매국협정’이라고 비난하던 북한이 정작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자유무역협정, 즉 한중 FTA 체결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탈것이라고 한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은 자국 국민들에게 한중 FTA를 설명하고, FTA실무위원회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실무절차에 돌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한중 FTA문제에 대해서는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체결되는 자유무역협정을 강하게 비난하던 모습과는 딴판입니다.

북한은 한국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자, 하루 20건 이상 기사를 쏟아내며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불평등하고 매국적인 조약”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중 FTA를 비난하지 않는 데는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비롯해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만약 북한이 주민들에게 한중 FTA에 대해 말하면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뿐 아니라, 북한의 동맹인 중국과의 관계도 좋다는 것을 확인해주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게 낫지요.”

현재 한국과 중국의 교역규모는 매년 25%씩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속도로 나가면 2015년에는 3천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무역협회(KIT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간 무역규모는 2011년에 56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 FTA를 남한 내 지역 갈등과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고, 한미동맹을 반대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은 한중 FTA는 눈감아 두면서, 한미 FTA를 비난해야 하는 난처한 처지에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