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로서 일한 일본의 후지모토 겐지 씨가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해 가장 주목하는 것은 후계자 김정은에 관한 얘깁니다.
그러나, 이런 높은 관심과는 달리 김정은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한 편입니다.
현재로선 13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의 보고 들은 얘기가 가장 고급 정보입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후지모토 씨는 25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 외신기자클럽에 나와 후계자 김정은의 어린 시절을 전하면서 북한 후계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혀 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릴 시절 김정은과의 인간적인 인연 때문일까.
이날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몇 가지 간곡한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가장 먼저 정치범 관리소 해체와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 송환을 요구했습니다.
후지모토:
정치범 관리소를 전부 폐쇄하고, 관리소 수용된 사람들을 모두 석방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서 납치자들을 모두 조국으로 돌려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개혁, 개방에 대해서도 당부했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의 안정적인 권력승계를 장담할 수 없지만, 개혁, 개방만이 북한 주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후지모토 씨는 후계자 김정은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김 위원장의 비밀 연회에 자주 참석했지만, 한 번도 김정남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정남이 아주 오래전부터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북한의 세습체제에 반대한다”고 말한 김정남에 대해선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후지모토:
최근 김정남이 해외 언론과의 회견에서 ‘3대세습 반대’를 밝히면서 ‘공화국’이라 하지 않고 ‘북한’으로 부르는 건 김 위원장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며, 세습반대 발언까지 했으니 신변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면, 둘째 형인 김정철과의 관계는 원만하게 지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이유가 김정철의 성격 때문이라는 게 후지모토의 설명입니다.
후지모토:
전 둘의 협력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는 김정철이 어릴 때 화를 낸 적이 단 한번 뿐인데, 바로 제가 농구 심판을 봤을 때 김정철이 지면서 제게 심판을 잘 못 봐서 경기에서 지게 됐다며 화를 낸 게 전부입니다. 그럴 정도로 김정철은 순하고 여립니다. 함께 무슨 일을 할 때 김정은이 리더십을 갖고 주도적으로 했다면 김정철은 김정은의 결정에 따르는 식이었습니다.
일본 도쿄 긴자의 초밥집 요리사였던 후지모토는 1982년 방북해 평양의 유명한 음식점, 안산관에서 일본인 요리사로 일했습니다.
이후 잠시 귀국한 뒤 1987년 다시 방북해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있다가 2001년 4월 식자재를 구하러 간다고 속이고 탈북했습니다.
탈북한 뒤 3년 만에 후지모토는 김 위원장의 요리사로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판했고, 자신의 저서를 통해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결국 후지모토가 예상한 대로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