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체제 찬양' 게임홍보 노이즈 마케팅?

MC: 미국 대도시에 인공기가 그려진 북한식 식당 차량이 나타나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하지만 이 식당은 전 세계 사람들이 접속하는 인터넷을 통해 북한의 주체 사상과 체제까지 과도하게 선전하고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이동식 북한 식당 차량이 등장했습니다. 트럭 차량의 외부는 북한의 대형 인공기로 치장했고, 식당의 이름도 '평양 익스프레스'입니다. 여기서 파는 음식은 '김정은 타코'와 'DPRK 쌀밥' 등으로 최고의 북한식 바비큐란 설명까지 곁들이며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미국 대형 도시의 한복판에 이같은 북한식 이동 식당이 등장한 이유는 미국에서 북한을 소재로 만든 게임, 'Home Front'를 홍보하기 위해섭니다. '평양 익스프레스'는 지금도 매일 또는 이틀마다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 음식을 팔며 게임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식 이동 식당인 '평양 익스프레스'가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해 식당을 홍보하면서 지나치게 북한 체제와 사상을 찬양해 눈길을 끕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평양 익스프레스' 식당의 홍보를 위한 인터넷 공간(Facebook, twitter, homepage)을 모두 방문해 봤습니다. '김선희' 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만든 공간은 식당 차량의 이동 경로를 소개하는 한편 곳곳에 북한의 주체 사상을 선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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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라는 가상의 인물의 Facebook 페이지 화면 캡쳐. 북한의 주체 사상을 홍보하는 문구가 보인다. - PHOTO courtesy of Facebook (PHOTO courtesy of Facebook)

2천300만 명이 믿는 위대한 주체 사상이 혁명적 성과를 거뒀다는 말과 함께 주체 사상을 통해 좋은 소식이 전파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아리랑 공연의 사진을 올려놓고 북한이 전 세계 모든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주관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이한 날에는 북한의 승리를 거둔 날이라고 선전하는가 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 중 "위대한 이념은 위대한 시대를 창조한다."란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표현했습니다.

'Home Front' 게임을 출시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THQ' 사의 타이론 밀러 선임 홍보국장은 게임의 줄거리와 주제에 맞춰 홍보하고 있을 뿐 정치적, 사상적인 성향과 관련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Tyrone Miller

: '평양 익스프레스'와 인터넷을 통한 홍보는 게임의 줄거리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때로는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정치적인 성향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북한식 식당 차량이 게임 홍보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확신합니다.

내년에 출시되는 'Home Front'란 게임은 2012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고 셋째 아들 김정은이 정권을 잡아 한반도의 통일과 아시아 정복을 이룬 뒤 2027년에 미국을 침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식 식당인 '평양 익스프레스'에 관심을 갖고 접속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인터넷을 통해 여과 없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무리 게임을 홍보하는 것이라고 해도 내용이 도를 넘어서고 자칫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연구원입니다.

김광진

: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동경하는 것을 쓴 건지, 실제로 체제를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인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고, 정말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거죠. 한쪽에서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지적하고 있고, 주체 사상의 실체가 한 사람을 신으로 만들어서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데, 언론(홍보)의 자유를 떠나서 이런 생각이 과연 건전한 생각인지 질문해 봐야겠죠.

김 연구원은 이 내용을 접한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하겠지만 전 세계에서 주체 혁명 위업을 완수한다는 북한의 전략에 이용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식 이동식당인 '평양 익스프레스'는 음식 판매와 인터넷을 통해 계속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지만 이처럼 아무런 설명 없이 북한의 주체 사상과 체제를 선전하는 것은 방문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앞으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의 조선일보는 한국에서 5천7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친북 성향의 인터넷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며 북한을 옹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