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해 독일, 즉 도이췰란드에서 농산물과 식품류, 그리고 의약품 수입을 대폭 늘리는 등 수입액이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의류와 광물 등의 수출은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해 (1~10월 기준) 독일로부터 들여간 수입품 규모가 1천900만(19,645,000) 유로 (2천600만 달러)로 2011년(1~10월 기준, 10,643,000 유로)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연방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51만7천 유로 어치의 농축산물을 독일에서 수입했습니다. 이는 2011년(3만1천 유로)에 비해 15배 이상 대폭 늘어난 규모입니다.
식품류 수입도 129만(1,296,000) 유로 어치로 2011년(959,000 유로)에 비해 35% 이상 늘었습니다. 또 의약품 수입 규모도 380만(3,827,000) 유로로 전년도(1,848,000)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 밖에 자동차와 차량 부품이 192만(1,921,000) 유로 어치 수입돼 2011년(23,000 유로)보다 8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북한이 독일로 수출한 규모는 1천200만(12,052,000) 유로로 2011년(27,680,000 유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품목별로는 2011년 2천100만(21,446,000) 유로 규모였던 의류 수출이 지난해에는 500만(5,898,000) 유로 어치로 70% 이상 급감했습니다. 2011년 120만(1,204,000) 유로였던 광물 수출도 지난해에는 20만(212,000) 유로 규모로 역시 80% 이상 줄었습니다.
또 지난 해 북한-독일 간 전체 교역 규모(31,697,000 유로)도 2011년(38,323,000)에 비해 17%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독일의 고급 호텔 체인인 캠핀스키 그룹의 레토 비트버 회장이 지난 해 11월 북한의 류경호텔 운영에 참가할 계획을 밝히는 등 북한과 독일 간 경제협력이 최근 들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레토 비트버 회장 (녹취): 류경호텔에는 식당과 연회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건물 상층부에 객실이 자리잡게 되고,….
북한은 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독일 전문가로부터 투자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슈피겔은 북한이 규모는 작아도 독일의 174번째 교역국으로 엄연히 양국 간 무역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독일 기업들이 북한과 교역중이라는 사실조차 인정하길 꺼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 기업들의 동아시아 진출을 돕기 위한 조직인 독일동아시아협회(OVA) 공식 웹사이트에 북한에서 사업중인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코메르츠은행, BHF은행, 물류기업 닥서 등이 한결같이 이를 부인했다는 겁니다.
BHF은행은 남한을 북한으로 잘못 표기했다고 밝혔으며 코메르츠은행도 기업 운영 원칙상 북한과 거래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닥서 측도 북한이 중점 사업 대상국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급기야 슈피겔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기업이 동아시아협회에 연락해 북한에서 사업중인 기업 명단에서 자발적으로 이름을 내리는 바람에 애초 15개였던 대북 교역 독일 기업 수가 이틀 만에 12개로 줄었습니다.
슈피겔은 독일 기업인들 사이에 북한이 값싼 임금과 풍부한 자원 등 투자에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부패와 불투명한 세금 제도, 그리고 열악한 기반시설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독일 대기업들로선 미사일 시험과 심각한 인권 유린 탓에 국제사회로부터 ‘이단아’ 취급을 받는 북한 정권과 어울리는 걸 꺼릴 수밖에 없다고 슈피겔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