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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내 독일문화원의 정보센터 열람실이 북한 당국의 검열과 감시로 폐쇄됐습니다. 독일 의회는 이에 관한 성명을 통해 문화교류와 북한의 개방이 후퇴하고 검열과 억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괴테 인스티투트(Goethe Institut), 즉 괴테연구소의 비올라 놀 공보 담당관은 평양에서 운영한 독일문화원 정보센터의 열람실을 폐쇄했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했습니다.
놀 담당관은 이미 지난주부터 열람실이 소장했던 모든 책과 자료를 회수해 사실상 폐쇄에 들어갔으며 홈페이지에 있는 각국 문화원의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북한 간 친선협회와 괴테연구소의 지원으로 2004년 서방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에 정보센터를 운영한 독일문화원은 독일의 과학과 기술, 문화와 관련한 서적과 함께 비디오와 CD 등 시청각 자료, 외국의 신문과 잡지 등을 전시하고 북한의 학생들이 이를 열람토록 해 왔습니다.
독일 의회의 필립 미스펠더 (Phillip Missfelder) 외교정책 대변인은 열람실을 폐쇄한 데 대해 성명을 내고 독일문화원이 운영했던 정보센터는 짧은 기간 북한의 선전․선동 정책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기회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평양의 정보센터를 담당했던 서울 독일문화원의 라인문트 베르데만 원장은 지난주 독일 언론과 한 회견에서 북한의 검열과 감시를 이유로 평양 독일문화원의 열람실을 폐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열람실 내 인터넷은 전혀 연결이 되지 않고 다른 교육 기관과 인터넷 통신망을 연결해보려 했지만 북한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고 베르데만 원장은 말했습니다. 또 문화원의 정문을 폐쇄하고 뒷문으로 출입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늘 뒷문 앞은 공사가 진행돼 통행에 불편함을 겪는 등 열람실을 운영하는 데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의회의 미스펠더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열람실에 대한 북한의 검열과 감시를 지적하며 정보센터 열람실의 폐쇄는 문화교류의 저항에 맞서고 북한의 점진적인 개방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에게 쓰라린 경험이자 큰 실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열람실의 폐쇄로 북한은 검열과 억압을 더 강화하고 그나마 미비했던 문화교류와 개방을 더 후퇴시킬 것이라고 미스펠더 대변인은 주장했습니다.
2004년 6월 평양에 문을 연 독일문화원 정보센터는 평양의과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연구원과 북한 주민들이 책과 각종 자료, 음악 등을 접하는 도서관 또는 문화공간으로 이용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