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북 영화사에 베를린 영화제 참관 요청

0:00 / 0:00

MC:

한국 주재 독일문화원은 북한과 영화 교류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선영화수출입사의 대표단이 2월에 열리는 제60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참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라이문트 뵈르데만 한국 주재 독일문화원장은 지난해 말 평양의 ‘독일 과학기술 보급실’이 5년 만에 폐쇄됐지만 북한과 영화, 독일어 연수 및 장학 사업 같은 문화교류는 계속할 방침이라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뵈르데만 원장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펼친 교류증진의 일환으로 영화 협력을 꼽았습니다. 그는 다음 달 11일부터 열흘간 독일의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북한의 ‘조선영화수출입사’ (조선대외영화합작사)를 초대했다고 말했습니다.

뵈르데만 원장은 지난해 11월 북한을 방문하고 ‘조선-독일 우호협회’측에 문화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의향을 표시했으며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 북한의 ‘조선영화수출입사’에서 3명의 대표단을 파견하도록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뵈르데만 원장은 이번 영화제에서 북한 영화의 상영은 없지만 북한 대표단이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에서 현대 영화의 흐름을 보고 자료도 수집해 9월에 열릴 평양국제영화제를 주최하는 데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뵈르데만 원장은 이번 제12차 평양국제영화제에 독일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의 평양국제영화제에는 출품작 중 절반가량이 유럽 영화였으며, 인간문제를 다룬 작품이 많이 출품됐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04년 처음으로 제 54차 베를린 영화제에 초대받아 공식 분야가 아닌 특별상영작으로 림창범,전광일 감독의 2001년 작품 ‘푸른 주단 위에서’를 선보였습니다. 독일 관객과 시사위 위원들 간에 “인민 대중을 사상적으로 무장하여 혁명적으로 교양하고 자주적 실현을 위한 투쟁에로 조직 동원하는 계급혁명의 사상적 무기”로 영화를 규정하는 북한 영화 상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한국 주재 독일문화원장인 우베 슈멜터 박사는 분단의 아픔을 공유하는 독일과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베를린 영화제를 통해 남북교류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북한 영화의 특별 상영을 적극 주선했습니다.

조선영화수출입사(조선대외영화합작사)는 영화의 수출과 수입을 비롯하여 다른 나라 영화회사들과의 합작 및 주문제작, 기술협조 등 다양한 영화 교류를 수행하는 북한의 유일한 국영 영화사입니다.

뵈르데만 원장은 또 독일학술교류처(German Academic Exchange Service)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몇 달 이내에 의학계 전문인들을 위한 독일어 강좌나 대학 강연, 그리고 도서관이나 현대 미디어 산업 분야의 교류에 대해서도 북한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