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고아를 비롯한 취약계층에 관심을 돌리면서 꽃제비가 크게 줄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꽃제비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꽃제비 돌격대'라는 걸 만들어 노동현장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고아들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아래 간부들이 꽃제비 처리 문제로 고민이 크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에 들어온 한 평양 주민은 북한의 고아가 많이 줄었냐는 질문에 "꽃제비가 줄어들기는커녕 통제가 더 강화되었다"면서 "지금 각 구역마다 '꽃제비 돌격대'가 조직돼 노동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평양시 송신여관과 과학자 여관은 대표적인 꽃제비 보호소인데, 여기서 나이가 좀 든 꽃제비들을 선발해 돌격대를 조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꽃제비들은 17세만 되면 조직적으로 아파트 건설장이나, 강하천 공사장에 나가 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죄수들처럼 줄을 지어 다니며 일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평양시 애육원과 육아원을 둘러보고 전국에 보육 시설을 더 많이 건설하고 아이들에게 매일 물고기 300g씩 먹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평양시를 비롯한 남포시, 평성시 당국은 부랴부랴 거리를 떠도는 고아들이 눈에 띄지 않게 수용시설로 데려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꽃제비가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남포시에서 중국에 여행왔다는 한 주민은 "꽃제비들은 부모가 없이 자랐기 때문에 군대에도 갈 수 없다"면서 "이들을 군대 내보내면 탈영병이 많아질 것을 우려해 군사동원부도 아예 초모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평양 애육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모 없는 아이들도 우리 혁명의 계승자, 미래의 역군"이라며 "전국의 모든 육아원과 애육원들을 혁명가 유자녀들을 키우는 혁명학원 수준으로 꾸리자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꽃제비들이 부모 없이 자라 행동이 자유분방해 설사 군에 입대시켰다고 해도 총기사고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군대에 보낼 수 없다는 게 북한 간부들의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1990년대 중반 식량난으로 인해 발생한 부모 잃은 고아들은 거리를 떠돌면서 꽃제비로 전락됐고 지금도 국가의 구제가 없는 한 꽃제비가 자취를 감추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3년 전 한국에 정착해 사는 꽃제비 출신 탈북자는 "북한 꽃제비들은 어려서부터 떠돌면서 배우지 못한데다가 자유주의 생활이 몸에 뱄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이런 꽃제비들을 통제하기 위해 돌격대를 조직해 일을 시키지만, 사실상 노역이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