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회참가자 ‘선물’ 갈수록 초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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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18일 노동당 말단 조직인 '당세포비서' 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했지요, 김정은 체제 들어 여러 대회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는데요, 심각한 경제난 때문인지 대회참가자들에게 주는 '선물'의 질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체제 2년차를 맞아 5년 만에 당 세포비서대회를 열고 주민결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TV 녹취: 새해의 총진군을 힘있게 다그치고 있는 시기에 격동적인 시기에 전당 당세포비서 대회가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진행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약 2만 명의 소학교, 중학생을 평양에 불러 조선소년단 창립 66돌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11월엔 제4차 '전국어머니대회'를 열었습니다.

또 불안정한 체제 단속을 주문하는 차원에서 '전국분주소장회의'와 '전국사법검찰일꾼 열성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핵심계층 끌어안기에 나섰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여는 당세포비서 대회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와해된 노동당 기층조직을 정비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제고 차원에서 여는 것으로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회 핵심 세력을 평양에 불러 성대한 대회를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선물'을 줌으로써, 지도자의 신임을 확인하고, 충성심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고 북한에 살았던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 씨: 어느 집이 대회 갔다 왔대요, 선물 탔다고 부러워했지요. 대회에 참가하면 저렇게 값이 있구나, 그때는 옷감이요. 음식이요, 텔레비전이요 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 부러워했지요.

그중 대회에서 주는 선물은 지방 주민들이 보기 어려운 물건들로, 대회참가자들에게 특권의식을 주고, 수령의 은덕을 간직하게 하는 통치 일환으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경제난 때문에 대회 선물의 질이 갈수록 떨어진다고 복수의 북한 주민들은 말합니다.

얼마 전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어머니대회 참가자들이 선물로 양복지 한 벌씩 받았다"고 말했고, "작년 8월 청년절 경축행사에 참가했던 대표들은 만년필과 볼펜, 노트 등 학용품을 세트로 받아가지고 내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1980년에 열린 노동당 제6차 대회 때는 참가자들에게 텔레비전과 고급 손목시계를 선물해 대회참가자에게 최고의 믿음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북한 경제사정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열렸던 대회부터는 선물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한 씨는 말합니다.

한 씨: 점점 경제가 어려우니까, 사람들이 먹는 게 제일 걸리지 않아요. 경제가 아주 바닥으로 됐기 때문에 선물이 적어졌어요.

작년 한해 김정은 제1비서의 발기로 진행된 대회나 평양 초청자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줄 기념품 비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대회가 진행될 때마다 각 지방에서 식자재와 선물마련에 필요한 외화를 모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대회 준비를 위해 평양에서는 전국 기관, 조직들에 고기와 쌀 등을 올려 보내라고 포치(분담지시)하고, 이에 따라 주민들은 '충성의 모금운동'까지 벌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