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걸그룹 등장’ 개방 확대 해석 경계

앵커: 얼마 전, 모란봉악단이 파격적인 공연을 선보이면서 '북한 개방설'이 확대되자, 북한이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적재산권 의무를 지키라"고 북한에 경고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신생 음악단 모란봉악단이 지난 6일 한껏 자태를 뽐냈습니다.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번쩍이는 무대는 마치 자본주의 밤 문화의 상징인 '나이트클럽'을 방불케 했고, 노출이 심한 원피스를 입은 20대 가수와 연주자들은 딱딱하고 경직된 북한 예술의 관행을 깼습니다.

문화예술의 일대 '변신'을 꾀하는 모란봉악단의 자유분방은 남한의 신세대 걸그룹을 모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이날 공연에 미국 문화의 상징인 미키마우스와 곰돌이 푸, 백설 공주 등 만화 인형(캐릭터)들도 대거 등장하자,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물을 접한 김정은 1비서가 경직된 북한의 대중문화를 일신시키려는 일종의 "문화개혁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다른 북한 전문가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북한이 미국의 문화상품을 매개로 접근하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시도하면서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고, 문화와 체육 교류 등에 관심을 보여 온 만큼 미국의 문화 컨텐츠를 활용할 가치에 유혹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970년대 미중간 화해가 '핑퐁외교'에서 시작됐듯이 문화와 체육을 통한 외교에 북한이 여전히 관심을 돌리고 있는 부분이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사실 김정은 1비서와 동행해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북한 관리들은 대부분 군 고위관리들이고, 또 공연이 끝난 다음 김 1비서가 군대에 직접 지시하는 것으로 볼 때 모란봉 악단은 군부 산하 악단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북한도 최근 외부에서 돌고 있는 '김정은식 개혁개방'을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평양발 기사에서 "음악공연에 디즈니의 캐랙터가 등장하고 경제건설 현장에서 세계적 추세에 대한 언급이 되풀이 돼도 적대국이 기대하고 바라는 변화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이 문화를 가지고 외교적 문제에 접근할 경우,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존 박: "지금 미국과의 문제들은 안전과 핵문제이니까, 문화를 통해서 부드럽게 되는 그런 때는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페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10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를 닮은 인형이 북한 무대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지적재산권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