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한국 대북제재 의지 점검할 것”

미국의 대북 제재 전담반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관련한 정책에 변화가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재조율하려 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필립 골드버그 대북 제재 조정관이 오는 23일 한국을 방문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1874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두 나라의 공조방안을 협의합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는 의지를 재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Peter Beck) 아메리카 대학 교수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피터 벡: 미국 대표단은 한국 정부가 북에 얼마나 강경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려 할 것입니다. 금강산을 관광하던 한국인이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의 조사와 재발방지의 보장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면 이런 의문이 커집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24일 한국 정부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하고 오준 다자외교조정관과 오찬을 겸한 업무협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골드버그 조정관은 현대그룹과 북한 아태위원회가 합의한 대북사업 5개 항이 유엔 결의 1874호를 위반하는지를 놓고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James Schoff) 부소장은 민간사업인 금강산 관광이 유엔 대북 결의를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골드버그 조정관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강경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대북 전략을 한국에 전하면서 협조를 구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임스 쇼프: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대북 제재의 이행 속도와 강도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런 점을 우려해서 북한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무기확산과 관련한 북한의 금융거래 시도를 막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한국에 앞서 싱가포르와 태국을 방문해 북한 화물선에 대한 검색과 금융제재를 논의합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20일 싱가포르 금융기관 관계자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은행들 사이에서 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식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싱가포르에 이어 북한의 세 번째 교역국인 태국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뒤 오는 24일 마지막 방문국인 일본으로 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