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관리들 “오바마 대북 정책 현명”

출범 100일을 넘긴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접근은 현명했다고 전직 행정부 관리들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Samuel Berger: 북한이 핵 감시 요원을 쫓아내고 핵실험을 재개하려는 문제를 일으켜서 미국이 이에 반응하도록 미끼를 던지고 있지만 미국은 반응하지 않는 현명한 외교정책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손에 놀아나지 말아야 합니다. <br/>

로런스 이글버거(Lawrence S. Eagleburger) 전 국무장관과 새무얼 버거(Samuel R. Berger)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대북 정책에 관해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글버거 전 장관과 버거 전 보좌관은 7일 워싱턴의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오마바 행정부 출범 100일과 국제 사안' 이란 제목의 강연회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냈던 버거 전 보좌관은 로켓 발사와 핵 감시요원의 추방, 핵 실험의 재개 발표 등과 같은 북한의 도발에 미국이 좌지우지 하지 않는 외교 정책은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Samuel Berger: 북한이 핵 감시 요원을 쫓아내고 핵실험을 재개하려는 문제를 일으켜서 미국이 이에 반응하도록 미끼를 던지고 있지만 미국은 반응하지 않는 현명한 외교정책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손에 놀아나지 말아야 합니다.

버거 전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 시리아, 쿠바 등 적대 국가들과 대화를 시도한 점을 외교정책의 큰 변화라고 평가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양자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버거 전 보좌관은 미국과 북한이 물론 협의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해야 하지만 양자회담을 하려면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이글버거 전 장관은 지난 100일 간 보여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이전의 미국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하고 특히 그동안 미국 정부의 의도를 북한에 충분히 전달한 만큼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Lawrence Eagleburger: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어떤 내용을 전달하느냐가 중요하겠죠.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수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생각과 의도를 잘 알고 있죠. 현 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도 짧은 시간 내에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전망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이란에 비해 북한 문제에 앞으로 얼마나 비중을 둘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할수록 북핵 문제는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6자회담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쉽게 복귀할 것 같지 않다는 견해도 함께 나타냈습니다.

이글버거 전 장관과 버거 전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보여준 지난 100일 간의 외교정책에서 미국의 경제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중동의 사안에 북한 문제가 밀려 있었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방향이 전적으로 북한의 손에 달려있다는 점에서도 뜻을 같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