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최대 인터넷 회사인 구글 대표단이 이번 평양방문 때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를 체제 선전에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3박4일 일정으로 평양방문을 마친 구글 대표단은 10일 베이징 공항에서 "북한이 대미 대남 관계 개선에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이번 방문결과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불모지 국가로 알려진 북한에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을 늘려달라고 강력히 촉구"하는 등 이번 구글 회사 대표단의 방문은 "매우 생산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밝혀 그 의미를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이번 구글 대표단의 평양방문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당국이 오히려 이번 방문을 체제 선전에 이용할 수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구글 방문단이 금수산 기념궁전을 방문했다는 북한의 보도와 관련해 탈북자들은 "당국이 이를 김부자 우상화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 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NKUS)' 조진혜 대표의 말입니다.
조진혜 대표: 북한 당국이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 회장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일성 장군을 추모하고 갔다, 그만큼 수령님은 위대한 분이다'라고 선전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조 씨는 "지난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이 평양에 가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을 때도 북한은 '미국무장관이 수령님을 경모해 절을 하고 갔다'고 내부 선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1년 매출액이 236억 달러(2009년) 이상으로 북한의 한해 예산과 맞먹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빌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포함된 방북단을 '미국의 구글 대표단'으로 칭하는 등 구글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에릭 슈미트 회장 일행이 김일성종합대학과 인민대학습당 등에 도입된 인터넷 실태를 돌아보는 사진과 동영상을 자체 웹사이트에 소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이번 구글 대표단의 평양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가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스칼라티우 사무총장: 이번 방문은 개인적인 방문이었지요. (빌 리차드슨 전 주지사가)케네스 배씨를 석방시키려면 평양에 가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했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상적인 외교의례이지요.
스칼라티우 총장은 "만일 이번 구글 대표단의 평양방문에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관여됐다면 배씨 석방에 어떤 결과가 달라졌겠지만, 이번 방문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방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