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해마다 2월이면 남한의 각급 학교에서는 졸업식이 열리는데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도 지난 10일 졸업식이 열려 황은희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제 8회 여명학교 졸업생들 계속 지켜봐 주시고 축하해 주시며 그들의 장래를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지난 10일 오전 여명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 옆 청어람 소강당에 모여듭니다.
여명학교 졸업식은 올해로 여덟 번째입니다.
처음 입어보는 빨간 학사모와 파란 가운이 신기하듯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졸업생 21명에 대한 졸업장과 상장 수여식이 시작되고 재학생 대표의 송사가 이어집니다.
졸업생 정봉철 군은 졸업생을 대표해 선생님과 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봉철: 선생님들에게서 배운 사랑과 깊은 마음을 남들을 위해서 울 수 있는 그런 점을 배워서 사회 나가서도 남을 위해서 사는 삶 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해서 시원섭섭한데요. 이제 끝난 게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남한에서 처음 받는 한 장의 졸업장이 졸업생들에게는 말할 수 없이 뿌듯합니다.
올해 22살의 나이로 졸업하는 김은정 양입니다.
김은정: 졸업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무겁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들에게 속 썩이고 잘 해 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해요. 앞으로도 선생님들 마음 잊지 않고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졸업생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선생님들의 감회도 남다릅니다.
조명숙 교감입니다.
조명숙 교감: 이 아이들이 처음에 여명학교 왔을 때는 사람 눈을 못 마주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감정도 표현하고 또 그 과정을 끝까지 마쳤다는 것이 너무 대견스럽고 좋아요.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어요.
무대 앞 왼편에는 대형 텔레비전이 설치돼 있어 졸업생들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즐거웠던 학교생활을 영상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이날 여명학교 졸업식에는 탈북자 피아노 연주자 김철웅 씨도 참석해 이들의 떠나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INS: 김철웅 연주(아리랑)
졸업식이 끝나고 우기섭 교장의 퇴임식이 이어졌습니다.
우 교장은 2004년 개교 당시부터 학교를 맡아 운영하면서 지금의 여명학교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더는 학교장을 맡을 수가 없어 이번에 퇴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우 교장은 말합니다.
우기섭: 여명학교 학생들이 이번에 또 졸업하게 됐는데요. 전문학교, 대학에 진학해서도 열심히 공부해 내가 통일의 씨앗이다 하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첫걸음입니다.
이젠 설레는 대학생활이 기다려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남쪽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어서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이번에 졸업한 21명 가운데 대학에 진학한 사람만 18명. 이들은 3월 2일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