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올 상반기에만 권총 등 소형 무기17만 달러 어치를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스위스제 총기류를 수입한 건 최근 3년 사이 처음으로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인 취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 들어 스위스제 소형 총기류와 망원경 등을 18만 달러 어치나 수입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국의 코트라 취리히 무역관이 25일 밝혔습니다.
코트라는 스위스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올 상반기에 권총과 소총 등 소형 총기류 17만4천 달러 어치와 망원경 6천 달러 어치를 스위스에서 수입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비록 소형 총기류이긴 하지만 무기류를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건 2009년 이후 최근 3년 새 처음이라고 코트라 측은 덧붙였습니다.
품목별로는 주로 스포츠와 수렵용인 산탄총과 장총(HS코드 9303)이 4만4천 달러 어치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기총과 가스총(HS 코드 9304, 3만4천 달러 어치 수입), 수동 또는 반자동 권총인 리볼버와 피스톨(HS코드 9302, 2만1천 달러 어치 수입) 등의 순이었습니다.
북한은 이 밖에 스위스제 총기 부분품(HS 코드 9395) 7만5천 달러 어치도 수입했습니다.
스위스의 이 같은 대북 소형 무기류 수출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은 아닙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6월12일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1874호는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서 소총과 권총 등 휴대 가능한 경무기는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트라 취리히 무역관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실적이 전무했던 스위스제 소형 무기류가 올 들어 북한으로 수출된 사실에 주목하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코트라 취리히 무역관 관계자: 이게 그냥 일회성일 수도 있고, 연말에 한 번 또 봐야 할 것 같고. 이게 이제껏 없다가 새로 생긴 거잖아요,….
북한이 주로 호신용 또는 수렵용 등에 사용되는 권총과 소총 등을 스위스로부터 구매한 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또는 군 간부들에게 충성심 고취를 위해 선물용으로 나눠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3월 중국 언론은 서해안에서 훈련중인 북한군 간부가 김정은이 줬다는, 겉 표면에 꽃무늬가 새겨진 은색 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10년 가까이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김 제1위원장의 개인적 취향이 스위스제 소형 무기의 구매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지난해 12만 4천 달러 어치의 스위스 시계류를 수입했던 북한은 올 상반기에도 4만5천 달러 어치의 스위스제 시계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