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조 2년 만에 국제무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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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체조가 다시 국제무대에 복귀했습니다. 국제체조연맹(FIG)이 북한체조협회에 내린 2년간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가 지난 5일 자로 풀렸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런던올림픽에서 북한은 체조 종목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여자 선수의 나이를 이전과 다르게 기재한 것이 적발돼 국제체조연맹으로부터 2년간 국제대회 출전금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바람에 북한 여자체조의 영웅, 홍은정을 올림픽에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홍은정 선수는 200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008 북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명실공히 세계 체조 도마의 절대 강자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출범하고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가 사라졌으니 북한으로서도 아쉬움이 컸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지난 5일 국제체조연맹(FIG)은 2년간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해제한다고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오는 11월 중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체조선수권 때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체조 요정, 홍은정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북한 체조가 다시 국제무대에 복귀한 데 대해 한국의 대한체조협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체조 종목의 경우 남북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게 되면 서로 격려해주고 잘 지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한체조협회 사무국 김용순 대리의 말입니다.

김용순 : 외국 가서 만나면 같이 밥 먹고 서로 눈물 흘릴 정도로 정을 나눠요. 그래서 북한 여자 선수들이 우리 한국 남자 선수들을 보면 누구 오빠 누구 오빠 하면서 이름도 부르고 그렇습니다.

또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북한 남자체조의 간판, 리세광 선수의 출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리세광은 2000년대 후반 세계 최고 난도 기술을 선보여 도마 종목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리세광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남북 간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 종목의 세계 최강자는 한국의 양학선 선수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대회에 양학선 선수가 불참할 것으로 예상돼 두 선수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북한 체조는 올림픽 주요 메달 종목의 하나로, 그동안 배길수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