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주민에게 외부소식을 전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을 찾아내기 위한 정보통신 기술경진대회가 2일 미국 첨단정보통신업체의 중심지인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엄격한 정보통제를 뚫고 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전달하는 첨단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해커톤’이라는 기술경진대회가 2일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의 후원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해커톤’은 ‘무엇인가를 파고든다’를 의미하는 ‘해크(hack)’와 장거리 달리기를 의미하는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오랜 시간 동안 무엇인가를 파고들어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개막인사를 한 ‘휴먼라이츠재단’ 새라 바세르만(Sarah Wasserman) 업무담당 최고책임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정보가 북한의 변화에 치명적이라고 행사 개최 이유를 밝혔습니다.
"Information is critical to transformation.."
이날 행사에 참석한 탈북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정보통제 등 북한의 실정에 익숙하지 않은 참석자들에게 북한 내 인터넷 실정과 정보유입 노력 등에 대해 설명하고 기술개발의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김흥광 대표 : 저희가 지금까지 북한에 정보를 넣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만, 어려운 기술적 문제 다섯 가지만 요청을 드리겠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바람의 방향에 영향 받지 않고 평양 등 북한 내륙지역에 대북전단을 뿌릴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당부했습니다. 이날 함께 초대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대북전단 살포 효과가 크게 진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북한 당국에 발각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그림자인터넷(Shadow Internet), 게임프로그램에서 상품으로 외부정보가 나오도록 하는 기술, 북한 내 협조자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통화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술, 당국에 발각되지 않고 북한으로 정보를 들여갈 수 있는 ‘스텔스 USB’ 즉 ‘은폐형 막대이동저장장치’를 새로운 운영체계인 Windows 7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북한으로 정보를 들여보내는 이외에 북한 인트라넷에 탑재된 자료를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전송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 함흥 컴퓨터기술대학 컴퓨터공학 교수로 10년 간 재직한 대표적인 탈북 과학자입니다.
북한전략센터의 최성일 사무국장은 이 모든 노력은 독재정권 하에서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사무국장 : 우리가 북한주민들에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내고 인터넷을 하게 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상을 알게 되면서 지금은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으면 사람다운 세상이 올 거라는 희망을 주고 싶은 거죠.
북한의 이른바 ‘장마당 세대’ 인 탈북대학생 박연미 씨는 미국 영화 ‘타이태닉’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을 보고 바깥세상을 동경하게 되면서 탈북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미국의 첨단기술자들에게 북한 주민들도 김 씨 일가에 대한 사상교육이 아닌 인간의 기본적 감정을 맘껏 누리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북한 독재정권을 약화시키는 기술 개발을 부탁한다고 호소했습니다.
3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이 지역 첨단 정보통신 기술자, 언론인 등 7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휴먼라이츠재단은 이번 행사에서 기술 개발자들이 7~8개 팀으로 나눠 집중논의하고 구상한 제안 중 실현 가능성과 효과가 높은 창의적인 생각이 실제 기술개발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