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의 대표적인 농민 은행인 농협이 지난달 12일 전산망 마비사태로 인해 큰 혼란을 빚었는데요. 알고 보니 북한이 저지른 소행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의 주범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3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북한이 인터넷으로 악성 컴퓨터 비루스를 유포해 해킹 차단을 위해 설치된 농협 방화벽을 뚫고 내부 전산망을 파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사결과를 발표한 첨단범죄수사2부 김영대 부장검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영대:
공격 명령 발원지는 유지 보수 업체 직원의 노트북이었습니다. 이 노트북은 2010년 9월 4일경 좀비PC가 되었으며, 범인들은 7개월 이상 이 노트북을 집중 관리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입수한 다음 원격 조정으로 공격을 실행하였습니다.
검찰은 해킹에 사용된 IP를 역추적한 결과 일부 IP가 북한이 이용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IP는 인터넷에 접속한 컴퓨터 식별 번호이며, 해킹은 다른 사람의 컴퓨터 시스템에 무단으로 침입해 자료와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망치는 일을 말합니다.
검찰은 수사결과에서 이번에 사용된 IP가 과거 북한이 사용한 것과 같고, 공격 기법도 비슷했다고 밝혔습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42억 개가 넘는 IP중에서 서로 다른 곳의 해커가 같은 IP를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앞서 검찰은 농협의 내부 직원이 중요 정보를 유출하는 등 범행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도 수사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농협 내부 전산망이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고객들의 개인정보나 거래정보는 지금까지 빼간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에 서울중앙지검과 함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를 조사한 국정원은, 공격 명령을 내린 구체적인 조직으로 북한의 정찰총국을 꼽았습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박광일 실장의 얘깁니다.
박광일:
자강도 강계에 있던 국방대학에서 전문 해커들을 양성했습니다. 지금은 국방대학이 평양 미림대학으로 이전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이곳에서 양성된 해커들은 정찰총국 등 공작 기관에 배속돼 일을 합니다.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해외 공작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기구로, 지난 2009년 2월 신설됐습니다.
정찰총국은 조선노동당 소속의 작전부와 35호실, 그리고 인민무력부 산하의 정찰국이 통합되며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