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주민은 '햄버거'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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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지난해 6월, 평양에 들어선 첫 햄버거 식당인 '삼태성청량음료점'이 연일 호황을 누리면서 분점도 새롭게 개설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들 음식점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김정일 위원장의 동생 김경희의 개인자금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이지만 24시간 연속 운영되는 평양의 햄버거 점은 밀려드는 손님들을 미처 처리하지 못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 입니다.

평양시 개선거리에서 새로 영업을 시작한 햄버거 점은 하루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예 들어갈 수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양시의 한 주민은 "올해 8월 개선청년공원에서 문을 연 햄버거 식당은 새벽녘까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며 "아침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사이에 식사를 하려면 하루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예약을 받지 않는 밤 11시 이후에도 햄버거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매일 목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6월, 음식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한 회사와 계약을 맺고 평양시 금성네거리에 '삼태성청량음료점'이라는 이름으로 햄버거 식당을 개설했습니다.

북한은 햄버거가 미국의 대표적 음식이라는 점을 의식해 햄버거는 '다진 소고기와 빵', 와플은 '구운빵지짐'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 음식점에서 여러 종류의 햄버거와 함께 '평양사이다', '금강생맥주'를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처음 식당이 문을 열었을 때에는 외국여행 경험이 있거나 호기심에서 찾는 손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차츰 그 맛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한데다 내화(북한 돈)는 물론 달러나 유로, 중국 인민폐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웬만큼 돈 있는 사람들은 모두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햄버거를 처음 맛보는 북한 주민들이 서양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단번에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햄버거는 세 번 먹어야 제 맛을 알고 다섯 번째부터는 중독이 된다"는 평양시민들의 말을 소개하며 북한주민들의 남다른 햄버거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한편 평안남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삼태성 청량음료 점은 김경희의 개인회사"라며 "김경희의 핵심측근인 김경옥이 경공업 부부장이라는 직분을 가지고 이 회사의 관리운영부터 해외 송금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삼태성청량음료점'에 사용될 밀가루는 중국에서 신의주를 통해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금도 김경희의 개인자금으로 중국을 거쳐 해외에 송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삼태성청량음료점'에 대해서는 노동당 검열위원회는 물론 국방위원회도 검열을 못한다며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이 얼마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당국이 햄버거에 '다진소고기빵'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았지만 주민들은 대부분 익숙한 이름인 '햄버거'라고 부른다며 앞으로 평양시에 이러한 햄버거 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