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남, 한상렬 관대한 처리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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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무단으로 방북 길에 오른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씨가 북한 언론에 등장해 남한정권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북한 주민들한테는 한상렬씨의 방북이 오히려 남한의 민주적인 사법제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이 지난 6월 12일, 남한정부의 승인이 없이 무단으로 방북한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의 언행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사회주의 청년동맹과 조선기독교연맹은 범청학련 북측본부라는 명의로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김형직사범대학 학생들로 8월 15일, 한상열 목사의 환송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가운데 남한 정부가 한상렬씨의 귀환즉시 구속하기로 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남한의 관대한 사법제도에 대한 궁금증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신의주시에 살고 있는 여동생과 어렵게 연락이 닿은 탈북자 최성국(가명, 32살)씨는 여동생으로부터 지난 89년 6월에 무단 방북했던 임수경씨와 문규현 신부의 안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남한의 사법제도와 수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최성국

: 임수경이는 뭐하고 있나? 같이 왔던 문규현씨는 뭐하고 있나? 그런 걸 물어보더라고요.

회령시의 한 대학생 소식통도 “평양시 대학생들로 8.15 범민족축전행사를 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남조선(한국)에서 온 목사를 환송하는 행사를 크게 조직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남한 당국이 한상렬 목사를 귀환즉시 체포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임수경이도 귀환당시 체포됐지만 큰 처벌은 받지 않고 “지금은 ‘말’잡지 기자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상렬 목사가 귀환 후 구속되어 재판 받게 된다는 소문을 놓고 북한 주민들 속에서 남한의 사법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한 놀라움과 동경도 커지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소식통은 한상렬씨의 구속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때아니게 북한에서는 “남조선은 이미 90년대에 사형제도가 폐지되었다”는 소문과 함께 “아주 중한 정치범이라 할지라도 ‘양심수’라고 부르며 법에 따라 관대하게 처벌한다”며 남한의 사법제도를 놓고 열띤 논쟁들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감옥에서 때리지 않으면 어떻게 범인들의 자백을 받아 내는지 모르겠다”, “국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처형해버리지 않으면 어떻게 그 정권이 유지 되느냐?”며 남한의 사법제도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미 무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남한 인사들에 대한 관대한 처벌 소식을 듣고는 “그렇게 해가지고 어떻게 국가가 유지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우리한테는 먼 우주 밖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편 남한에 정착중인 탈북자들도 이번 한상렬 목사의 방북이 북한당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주민들속에 개혁 개방과 민주적인 사법제도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북지식인 단체인 NK 지식인연대 사무국장 서재평씨는 이전에도 북한은 임수경, 문익환 목사의 방북을 대남모략선전에 이용해 왔지만 역효과만 불렀다며 이번 한상렬씨의 방북도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의 민주제도를 선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서재평 :

결국 한상렬 목사의 북한 방문은 북한주민들, 북한 인민들한테 남한 사회가 얼마나 개방되고 민주화 되었는지 알리는 계기가 되고…

이미 몰래 흘러들어간 영화나 음악을 통해 남한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상렬씨의 방북은 남한사회의 민주적 사법제도를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