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에서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북한에서는 한글을 훈민정음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요. 훈민정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남북이 각기 다른 날을 정해 기념하고 있는 이유를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세계적으로도 과학적인 문자로 인정받고 있는 훈민정음. 글자 구성이 체계적이고 배우기도 쉬워서 유네스코에서도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한국에서는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고 해마다 기념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다시 법정 공휴일로 정해 한글창제의 의미를 함께 기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은 아무래도 한글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한글의 여러 면모를 보실 수 있는 그런 전시를 준비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근거에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했을까요? 그것은 1446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훈민정음 해례’에 따르면 훈민정음은 서기 1443년 12월 창제됐으며, 1446년 9월 상순 반포됐습니다.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창제는 1444년 1월, 반포는 1446년 10월이 됩니다.
반면에 북한에서는 1월 15일이 남한의 한글날과 비슷한 날입니다. 북한은 광복 후 적어도 1961년까지는 1월 9일을 훈민정음 창제일로 지켜오다가 1963년부터 1월 15일로 변경했습니다.
날짜 변경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시절 창간했다는 신문 ‘소년’의 창간일(1928.1.15)에 맞추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은 남한이 한글날로 기념하고 있는 훈민정음 반포일에 대해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훈민정음 창제일은 지난 66년 5월 등장한 문화어(표준어)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데 이용됐습니다.
북한은 5주년이나 10주년 등으로 ‘꺾어지는 해’에는 평양에서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기념하는 보고회 정도를 열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