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어제 1월 6일은 체코 인권의 상징인 '77헌장'이 발표된 지 35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서울에서는 '77헌장'을 이끌었던 하벨 전 체코대통령을 추모하고 그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추모현장에 다녀왔습니다.
1989년 동유럽 공산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룩한 '벨벳혁명'.
벨벳혁명을 주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입니다.
하벨 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튿날인 지난 12월 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35년 전 세계 인권을 일깨운 '77헌장'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북한인권시민연합이 6일 오후 2시 서울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 추모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추모식에는 한국의 인권 운동가들은 물론, 해외 관련 인사들까지 참석해 고인의 숭고한 사상을 기렸습니다.
[녹취: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 “2002년 9월 11일 저는 프라하 성 안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동료 6명과 함께 하벨 대통령을 만나 담화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그때 하벨 대통령은 건강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장시간 북한인권상황에 관한 우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셨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 주셨습니다.”
한평생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하벨은 1968년에 ‘프라하의 봄’의 주역으로 활동했고, 1970년대 중반 전체주의가 극에 달한 상항에서 ‘77헌장’을 발표해 공산정권에 억눌렸던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그는 감옥에서 5년을 보내야 했지만, 10년 뒤 이룩한 벨벳혁명으로 체코 국민들에게 자유와 민주화를 안겨주었습니다.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 하벨은 13년 동안 체코공화국 대통령으로 국민과 함께했습니다.
하벨이 떠난 지금, 인권과 자유를 갈망하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새롭게 민주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녹취:
윤영오, 4월회 회장]
“하벨 대통령이 쓴 수필의 제목 ‘힘없는 사람들의 힘’처럼 세계도처에서 국민을 억압하는 체제는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목격한 바처럼 이십여 년 전 동유럽 공산체제는 붕괴했으며, 지난해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시작한 재스민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벨은 ‘유럽의 양심’ 답게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손을 잡고 스위스 제네바 등에서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렸습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신문에 북한 인권의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