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보건환경이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농촌 진료소들이 정상 운영되고 수술환자들에 대한 의약품 지급도 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친구가 급성맹장 수술을 받았다는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오랜만에 병원에 가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이 소식통은 “병원에서 수술환자들에게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를 놓아주었고, 요즘 유행되는 악성감기환자들에게는 ‘아목실린’과 ‘암페실린’을 이틀 분씩 처방해 주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맹장수술의 경우는 보통 24시간, 길어야 이틀간 입원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병원에 가보니 맹장수술 환자들이 짧게는 3일, 길게는 한주동안도 입원이 가능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또 입원실에는 특별히 석탄과 화목(땔나무)이 보장돼 그리 춥지 않았다면서, 다만 식사는 의사들의 지시에 따라 가족들이 보장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해 가을부터 농촌 진료소들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며 “진료소에 가면 ‘패독산’과 ‘아편꽃 현초알약’과 같은 고려약(한약)은 무료로 처방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농촌 진료소들엔 기초적인 ‘고려약’만 있을 뿐 신약(화학약품)은 없다며 “시내(도시)병원들에서 제한적으로 처방해주는 신약도 대부분 국산이 아닌 외국에서 생산된 약품들로 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보건부분 실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기초의약품 생산에 많은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마약범죄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기초적인 의약품을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한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병이 나면 의료시설보다는 장마당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강도의 소식통은 “아직 병원에서 기초약품을 무료로 처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며 “장마당에서도 팔리는 의약품들도 오히려 값이 오르면 올랐지 전혀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