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산 중장비로 수해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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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계속되는 태풍으로 북한의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수해복구 현장에 투입된 중장비가 한국산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북한의 한 수해현장입니다.

토사가 흘러내려 유실된 철로를 복구하는 북한 군인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그 옆에서는 굴착기가 부지런히 흙을 퍼 나릅니다. 그런데 굴착기 뒤에 새겨져 있는 영문글씨가 눈에 익습니다.

바로 한국에서 자동차와 각종 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인 ‘현대(Hyundai)’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수해복구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한국산 중장비들이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이러한 크레인과 굴착기 등 중장비들은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건설예정이었던 한국형 경수로 건설 현장에 투입됐다 2005년 공사가 중단되면서 북한이 무단 반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도 북한주민들은 그저 지도자의 은덕이라며 눈물을 흘립니다.

북한주민 : 우리 김정은 원수님이 보내주신 인민군대가 우리 땅에 도착하고 보니 샘이 솟고 신심이 넘쳐 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태풍으로 피해는 점점 늘고 있지만 주민이나 군인을 동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얼마 전 한국 정부가 제안한 식료품 등의 지원을 북한 당국이 거절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수해복구를 위한 중장비 확보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