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희천발전소 건설 부진에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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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희천발전소를 비롯한 기반시설 건설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자재난과 전력난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설공사 지연 때문에 불같이 화를 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012년 강성대국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는 사업들이 줄줄이 난항을 겪으면서 초조해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설 담당자들을 심하게 추궁했다는 소식입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후계자 김정은을 강하게 질책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간부는 “지난 1월 20일에 있은 본부당(노동당본부) 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이 ‘다시는 희천발전소에 가지 않겠다’고 크게 화를 냈다”며 ‘올해 10월 중으로 무슨 일이 있든지 발전소 공사를 끝내라’고 호령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간부 소식통도 “2월 20일, 새해 첫 전투 총화를 위한 중앙당, 내각 책임일꾼 회의에서 희천발전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며 “대동강 과수농장과 희천발전소 문제로 인민보안부장과 내각총리가 사상검토까지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희천발전소를 현지 시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겨울철에도 공사를 무리 없이 진척시키기 위해 주변의 운산군과 묘향산, 그리고 남흥청년화학기업소에 공급되는 전기의 일부를 희천발전소 건설장에 돌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내각 산하에서 빠른 기일 내에 발전소 건설장에 운송수단들을 보강하고 모래정제시설들을 더 갖출 데 대해서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각 산하 전력공업성은 남흥에서 희천까지 임시로 연결할 전력선이 없어 건설장에 전력을 보장하지 못한데다 청천강 하류의 모래를 발전소 건설장에 보내주게 된 철도성과 육해운성마저도 기관차와 자동차의 가동률이 현격하게 떨어져 발전소 건설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해 12월 내각 산하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 추가로 징발되어 발전소 건설장에 투입된 자동차와 불도저, 굴삭기들도 정작 기름이 없어 겨울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최영림 내각상과 내각 간부들이 비판무대에 올랐다는 것입니다.

한편 희천발전소에 동원된 인민보안부 내무군은 전기 문제를 구실로 제관작업을 미루다 나니 언제 콘크리트 작업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열차와 자동차를 이용해 강계시에서 제관작업을 잘 마무리한 인민무력부에 비해 혁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는 얘깁니다.

더욱이 600정보의 면적 중에서 300정보 밖에 개관하지 못한 대동강과수농장을 이미 완성한 것처럼 부풀려 보고한 것이 알려져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내각상이 무사한 것으로 보아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의 해임은 이러한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또 이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책임 있는 자들의 허위보고 때문에 제때에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후계자 김정은을 겨냥해 노골적인 불만도 표출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무려 네 차례나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현지 시찰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자강도에 대한 현지시찰을 진행하면서도 희천발전소를 찾지 않은 것은 이러한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