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심 요직에 70~80대 인사 대거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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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 12기 3차 회의에서 최영림 총리를 포함해 70-80대 인사들을 요직에 전격 기용함에 따라 핵심 간부들의 고령화가 뚜렷해졌습니다.

북한의 핵심 간부들의 연령대가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수경 기자가 알아봅니다.

북한이 7일 공개한 새로 임명된 최영림 총리의 경력에 따르면, 최 총리는 1930년 생으로 올해 80살입니다.

또 새 내각 부총리로 기용된 6명 가운데 70을 넘긴 사람은 강능수, 리태남, 김락희, 전하철 등 4명이고 이 가운데 전하철은 올해 82살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 기용된 인사 가운데 최고령입니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장성택이나 조병주, 한광복 부총리 등은 60대 중반으로 오히려 젊은 축에 속합니다.

형식상 권력서열 2위이자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와병으로 활동을 못하고 있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도 모두 팔순을 넘겼습니다.

서열에서는 뒤지지만 실질적인 북한의 핵심 실세로 분류되는 오극렬, 김영춘,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들도 모두 70-80대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군부와 정보관계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재경과 현철해 북한군 대장 등 군부내 힘있는 인사들도 모두 8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정은의 후계 구축을 주도해 왔던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 1부부장도 향년 80세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일 1인 독재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능력보다는 충성도를 기준으로 핵심 간부들을 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의 김광진 방문연구원은 북한은 오래된 원로들에게 수뇌부 자리를 계속 맡겨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있다며 고령화된 핵심 간부는 김정일 체제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김광진: 김부자에게 충성한 오래된 사람일수록 정권 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김 연구원은 또한 북한은 김 위원장이 모든 중요한 정책들을 직접 결정하는 1인 독재 체제이기 때문에 핵심 간부들은 형식적인 권한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고위 간부들의 능력이 인사 문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씨는 북한의 일반 주민들의 경우 70-80살까지 산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며, 80이 넘은 원로들이 간부직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의 엘리트 계층과 일반 주민들 간의 수명의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정작 북한 주민들은 핵심 간부들의 인사 개편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인사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과거 공산당에 충성했던 원로들을 중용했던 중국 지도부는 등소평 시대 이후 개혁개방을 진행하면서 최근에는 최고 지도부의 평균 연령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 지도부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이며 최근 교체된 31개 성과 지방 자치구의 최고 책임자들의 평균 연령이 59.1세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경우 이명박 정부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들의 평균 연령은 정운찬 총리가 64세인 것을 비롯해 약 59세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