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간부들 자녀 간부정책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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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체제가 비서국 대상 간부자녀의 발전을 억제하는 정책을 실시하자, 간부들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간부들은 자기들의 특권적 세습이 끊어지는 것 아니냐는 볼부은 소리도 한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핵심간부 자녀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함북도 지방에 나온 평양의 주민은 "요즘 중앙당과 내각 등 중앙기관에 근무하는 비서국 대상 간부(노동당 비서국 비준 간부)자녀들의 입당 뽄트(할당)와 대학추천 규정이 까다롭게 변해 간부들의 불만이 많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비서국 대상자 자녀들을 10년 동안 전연 초소나 특수부대에서 군사 복무한 조건에서 노동당에 입당시키고, 대학에도 보내주라는 방침이 내려와 제대를 앞둔 간부 자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간부가 되자면 군대복무와 노동당 입당, 대학졸업과 3대혁명 소조 또는 현장경험 3년을 마쳐야 기본 징표를 갖추게 됩니다.

이 과정이 너무 길기 때문에 고위 간부들은 자기 자녀들을 국가보위부나 인민무력부 경무부, 장령차 운전수 등 쉬운 분야에 배치하고 5년이 지나면 노동당에 입당시켜 좋은 대학으로 뽑아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에 제동에 걸리면서 간부들은 출신성분이 좋은 자기들을 전면 배제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겁니다.

자녀들을 30대 초반에 기본 간부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닦아주던 고위 간부들은 "이제는 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자리를 잡자면 마흔 살이 넘어야 한다"고 볼 부은 소리를 한다는 겁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면 등장한 이후 비서국 비준 간부 자녀들을 중앙대학에 입학시키지 말고, 지방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평양에 거주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간부들의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평양시 간부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은 "요즘 젊은 새 간부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되자 나이 든 간부들은 '이러다가 우리가 완전히 밀려나는 거 아니냐?'는 위기감에 싸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은 간부대열의 노·중·청을 강조하면서 젊고 패기 있는 현장 간부들을 더 많이 등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소식통들과 연락하고 있는 장세율 겨레얼 통일연대 대표는 "나이 40대에 여단장, 정치위원, 장령이 된 사람들도 있다"면서 김정은 체제 들어 젊은 간부들을 적극 내세우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장세율: 김정은은 대중의 지지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지도자로서 신뢰를 쌓느라 간부교체를 자주 하는데요. 그룹화를 없애기 위해서 젊은 사람들로 교체를 자주 하고요.

그는 김정은 정권이 부패한 간부들의 세력화, 그룹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기득권을 둘러싼 기존 간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젊은 피를 수혈해 권력 공고화에 성공하려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서 오랫동안 관행처럼 되어오던 특권세습의 고리를 끊어낼 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