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요즘 북한에도 바닷가나 강가를 찾는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빈부격차에 따라 사람들이 찾는 피서지나 더위를 식히는 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는 삼복더위 때문에 피서를 다니는 북한 주민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14일 삼복더위를 맞아 강원도 통천군에 있는 시중호에서 물놀이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텔레비전>
동해안의 이름난 마전유원지나 송도원 해수욕장은 북한 일반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함흥시에 있는 마전 유원지 해수욕장에 인민들의 웃음소리가 차 넘친다"면서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은덕으로 샤와장이 새로 설치되는 등 유원지가 면모를 일신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렇게 대중이 찾는 피서지가 바닷가라면 북한 부유층이 찾는 피서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유층들이 주로 찾는 피서지는 산과 녹음이 어우러진 주을 온천이 대표적입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한 탈북자는 "여름 한철 무더위가 지속되면 평양에서 내려온 부유층이 주을 온천 휴양소 근처에 마련된 개인 민박에 묵으면서 온천 치료와 휴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부유층이 이 같은 민박에서 온천을 즐기자면 보통 미화 200달러 정도 쓴다"면서 "이곳에서 한 달간 놀다 평양으로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래 온천에서 휴양하자면 국가가 발행하는 휴양권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엔 휴양권이 없어도 가능하다"면서 "2000년 이후 부유층을 노린 불법 민박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천 근처에 개인 숙박업소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름철 휴가를 보내는 부유층은 외국에 자녀가 있어 정상적으로 달러를 받거나, 간부집 아줌마들로 생활이 안정된 사람들입니다.
50~60도로 유지되는 주을 온천은 특히 관절염과 스트레스, 고혈압, 만성 위염 등 성인병 치료에 좋기 때문에 연로한 고위층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동해에 있는 송도원 국제야영소는 평양 특권층 자녀들이 가는 여름철 피서지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조선중앙통신은 강원도 송도원에 있는 국제소년단 야영소가 개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곳에 야영을 가는 학생들도 대부분 미화 200달러가량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국제소년단 야영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몽골 등 여러 나라 외국인 학생들과 비슷한 복장을 해야 하고, 간식도 모두 자체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외화가 있는 학생들이나 갈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과거엔 학생들이 중앙에서 추천받아야 야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돈만 있으면 송도원 야영소와 따로 사업해(거래해) 일반 학생들도 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