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고위 인사직 소식에 밝은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최근 고위급 대북 특사직을 맡아달라는 제의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소식을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고위직 내정자에게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가 실제로 특사직을 거부했는지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메일을 통해 힐 차관보에게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9일 현재 답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다른 외교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특사격인 6자회담 수석대표인데 그보다 낮은 대북 특사직을 맡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면서 "힐 차관보는 당연히 더 높은 직급을 바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커트 캠벨 씨가 자신의 후임으로 내정된 상황에서 "힐 차관보는 대북 특사직이란 반쪽 직함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현재 대북 특사직에 유력시되고 있는 웬디 셔먼(Wendy Sherman) 전 대사도 특사직을 원치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특사로는 셔먼 전 대사 말고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미첼 리스(Mitchell Reiss) 윌리엄& 매리 법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힐 차관보가 국무부 서열 3위인 정무 담당 차관이나 고위급 대북 특사에 임명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의 강력한 지원자이자 후견인으로 알려진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 대사가 국무부 최고위직에 기용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힐 차관보가 승진해 재기용 가능성도 점쳐져 왔습니다. 현재 홀부르크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담당 특사로 내정된 상태입니다.
힐 차관보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들은 후임인 커트 켐벨 전 국방부 부차관보가 상원의 인준을 거쳐 부임하기까지 당분간 차관보직을 계속 맡거나 국무부내 다른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국무부는 이달 20일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출범에 앞서 다른 차관보급 이상의 고위 인사들처럼 힐 차관보가 사직서를 이미 제출했는지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의 관계자는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직이 언제까지 사직서를 내야할지에 대해 해당자와 논의 중에 있다"고만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